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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Feb 10. 2020

퇴직과 노후,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자산 관리법

[실제 재무컨설팅 사례#6]  퇴사를 앞둔 50대 중반 직장인의 재무설계


올해 당장 퇴사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50대 중반의 직장인 F 씨. 하지만 생각보다 모아놓은 것은 많지 않고, 여기에 노후준비까지 생각하면 지금의 자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듯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이제와 자산을 늘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답답한 마음을 안고 컨설팅을 신청한 F 씨를 만나 그의 고민을 들어 보았습니다.



· 직장인 F 씨(남, 만54세) : 중견기업 근무. 부장

· 아내(만51세) : 주부

· 큰 딸(만20세) : 서울 소재 대학교 2학년

· 작은 딸(만17세) : 고등학교 2학년



직장인 씨의 재무상태표와 수입지출내역표

                                                                                 단위 : 만원                    

표1. 직장인 F 씨의 재무상태표     


                                                                           단위 : 원                    

표2. 직장인 F 씨의 월 평균 수입/지출 내역표(최근 1년 기준)


직장인 F 씨의 재무상태표를 보는 순간 재무적으로 상당한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2가지 이유 때문으로, 하나는 50대 중반의 나이에 아직도 상당한 규모의 ‘빚’을 안고 있다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보이는 것보다 안전성 유동자산, 특히 퇴사 이후 필요한 현금성 자산이 많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대출은 F 씨의 유일한 고정자산이라 할 수 있는 아파트를 살 때 받았던 것이로, 원래는 1억이었는데 원금 상환을 하며 현재는 5,200만 원까지 줄었다고 합니다. 표2. 수입지출내역표에 의하면 F 씨는 매월 48만 원의 원리금 상환(원금 30만 원+이자 18만 원)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의 월 수입(667만 원)을 감안할 때 약 6% 정도로써 아직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진짜 문제는 퇴사 이후에 있습니다. 만약 내년이라도 회사를 나오게 된다면 현재의 수입은 가파르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럴 경우 장기가 갚아야 하는 대출 원리금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F 씨의 유동자산 중 당장 생활비로 쓸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의 비중이 생각보다 적다는 점입니다. 조금 자세히 볼까요? 유동자산 중 바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자산은 CMA에 있는 1,700만 원이 유일합니다. 나머지 자산들은 금융상품으로 운용 중이기 때문에, 수익률에 따라 해지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 현 수익률과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해지를 해야 한다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① 주식    ② 적립식 펀드    ③ 정기예/적금    ④ 보험    ⑤ 개인/퇴직연금


주식과 적립식 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손실이 가능한 투자상품입니다. 일정 수익이 났을 때 매도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반대의 경우 손실은 물론, 시간에 따라 그 폭이 더 커질수 있기 때문에 현금화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매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은 정기예/적금으로 만기 시점 전에 중도해지할 경우 미리 정해진 수익률을 받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원금(+최소한의 이자)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세 번째로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보장성 보험입니다. 보험은 상품 성격상 사업비가 제외되는 만큼 원금 그대로를 돌려받을 수는 없습니다. 물론 변액보험은 펀드 수익률에 따라 원금 그 이상도 받을 수 있지만, 사실 쉽지는 않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의 해지는 어쩔 수 없이 원금 손실까지 감안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연금입니다. 연금은 더 이상 일하기 어려운 노후에 월급처럼 활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정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지해선 안됩니다.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만약 F 씨가 생활비 마련을 위해 CMA, 주식, 적립식 펀드 그리고 정기예/적금까지 해지한다면 약 9,000만 원 정도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수입이 없다는 가정하에 이 금액으로 얼마의 기간동안 생활이 가능할까요? 표2에 의하면 F 씨 가족의 월 지출은 약 675만 원(저축 70만 원[적금+개인연금+퇴직연금] 제외시)으로 매우 큰 편입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무려 8,100만 원에 이릅니다. 이 경우 불과 1년 1개월 밖에 버티지 못합니다. 보험, 연금까지 해지한다면 그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겠지만, 수입이 없는 한 시간 문제에 그칠 것입니다.


생존 기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2가지 방법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재취업, 개인사업 등을 통해 수입을 창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지출 규모를 줄이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 특히 지출 줄이기는 반드시 필요한 사안인데, 이는 수입이 줄더라도 무리없이 생활을 영위하도록 만들어주고, 더 나아가 미래에 다소 적은 연금으로 생활하게 되더라도 특별한 부족함없이 살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컨설팅 종합 정리


정년퇴직이 보장되어 있지 않는 F 씨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 개인 재무에 대한 강도 높은 3단계 구조조정이 필요합니다.


그 1단계는 지출을 줄이는 것입니다. 월 평균 675만 원의 지출을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F 씨에게 모든 항목의 지출을 통제하고, 보험의 경우는 보험 재설계(감액 또는 해지)를 통해 현 100만 원이 넘는 보험료를 급여의 10%선인 60만 원 정도로 낮춤으로써, 현 지출 규모를 약 400만 원까지 맞추도록 요청했습니다. 그럴 경우 월 275만 원 정도를 더 저축할 수 있게 됩니다.


2단계는 줄인 금액을 가지고 대출을 갚는 것입니다. 기존의 대출상환 원금 30만 원을 더해 매월 305만 원을 대출 상환에 쓸 수 있으며, 이 경우 약 1년 8개월이면 현 6,200만 원의 대출을 모두 갚을 수 있습니다. 빚은 현재와 미래의 발목을 잡는 족쇄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빨리 탈출해야만 합니다.


마지막 3단계는 대출 상환이후에 해당 금액을 모두 투자로 전환하되, 가능한 한 리스크 높은 투자보다는 다소 보수적인 투자 위주의 안정적 운용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높은 수익을 통해 자산을 늘리는 것이 좋을 수 있겠지만, 높은 수익률은 당연히 높은 리스크를 요구합니다. F 씨에게 위험이 너무 큰 주식투자는 지양하고, 펀드의 경우도 채권형 혹은 배당주 펀드와 같은 기대 수익률 3~5% 선의 보수적, 안정적 투자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F 씨의 재무상황에서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연금상품에 꾸준히 목돈을 적립해 놓았다는 것입니다.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은 만 55세부터 연금 수령이 가능하기 때문에, 만 54세의 F 씨가 필요하다면 당장 내년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는 노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F 씨가 3단계 재무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탈출하고,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틀을 갖춰가길 기대합니다.



* 이 글은 신한은행 웹진 'SWITCH' 8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표지 이미지 포함).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차칸양 아지트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공지사항입니다~!

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Life Balance Consultant) 차칸양이 <돈 걱정 없애주는 개인재무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산관리나 재무설계 그리고 노후 대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했던 분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함으로써 경제 플랜을 세워야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 퇴직을 앞두고 경제를 비롯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분들 등 경제와 관련된 조언과 해법을 드립니다. 또한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절대 금융상품, 보험상품에 대한 가입 권유를 드리지 않습니다.^^

방식은 대면과 비대면(전화, 지방 거주자) 2가지가 있으니 본인의 상황에 따라 신청하시면 됩니다. 재무적 그리고 인생 준비를 위한 여러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의 많은 관심 바라며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brunch.co.kr/@bang1999/489

https://brunch.co.kr/@bang1999/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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