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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Feb 18. 2020

"너무 많은 보험, 어떻게든 정리하고 싶어요."(후편)

보험 고민에 힘든 40대 직장인의 재무컨설팅 사례


(전편에 이어)



보험설계사 후배에게 요청한 2가지


어느 정도의 보험 재설계는 제가 직접 진행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저의 한도를 초과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잘 알고 지내는 보험 설계사 후배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그는 12년째 보험일을 하고 있는데, 제가 그에게 반한 이유는 보험업에 진지한 사명감을 갖고 임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절대 고객을 만나 먼저 보험이야기를 꺼내지 않습니다. 보험뿐 아니라 경제, 금융, 재테크 등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의 문제점을 듣고 개선하는데 자신의 시간을 쓰죠. 그렇게 만남을 거듭하다보면 그의 도움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 고객이 먼저 그에게 보험 가입을 요청하게 되는 겁니다. 게다가 그가 하는 일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고객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업무입니다. 고객에게 일이 발생되면 상품 약관을 꼼꼼이 살펴 어떻게든 보험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하죠. 당연히 회사에서는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자신의 가장 본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후배에게는 딱 2가지만 요청했습니다. 하나는 기존 보험의 해지, 감액으로 월 수입의 10% 정도인 60~80만원 수준까지 낮춰줄 것. 다른 하나는 절대 또 다른 보험을 추가하지 않을 것. 보내준 자료를 보자 후배도 당황한 듯 했습니다. 처음에는 말을 잘 잇지 못하더군요. 좀 심하군요,라고 나중에 짧게 언급한 정도였습니다. 후배는 조금 시간을 달라 했습니다. 꼼꼼이 살펴본 후 방법을 찾아 연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보험 해지 원칙 2가지와 Tip


그리고 2일 후 후배로부터 메일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후배가 해지, 감액을 통해 줄인 최종 보험료는 100만원 정도였습니다. 물론 요청했던 80만원 이하로까지 줄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기존 250만원 대비 무려 150만원(60%)이 줄어든 것이지요.


해지 원칙은 2가지 였습니다. 첫째는 중복여부, 그리고 두 번째는 당장 급하지 않은 보험의 정리. 예를 들어 아이들 연금은 일단 해지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미래를 대비하는 보험 상품의 특성상 여유가 있다면 가지고 있어도 좋겠지만, 당장 부족한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일반 저축이나 투자로 돌리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후배가 진행한 정리방법 중 특이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대개 보험상품의 해지를 하게 되면 손실을 볼 수밖엔 없지만, 그래도 해지에 따른 환급금을 받게 됩니다. 후배는 이 금액을 가지고 만기가 너무 오래 남지 않은 보험 2개를 완납하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월납이 아닌 일시납을 진행하는 거죠. 이 경우 대부분의 보험사에는 ‘현가할인’이라는 것을 해줍니다. 즉 미래에 넣을 보험료를 현재에 넣는 만큼 발생할 이자율(물가상승률을 생각해보면 쉬울 듯 하네요)만큼 할인을 해주는 거죠.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총 납입액의 10~20% 정도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처럼 해지 환급금이 발생하는 경우나 아니면 여윳돈이 있어 빠른 완납을 원할 경우 활용하면 좋을 것 같네요.


또한 후배는 기존 유지 보험들의 잔여기간을 계산, 3년 뒤에는 웬만한 보험들이 다 완납되도록 정리를 해 놓았습니다. P씨가 100만원의 월 보험료를 3년만 더 유지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보험료가 55만원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세상에나! 기존 250만원 대비 22% 수준까지 낮춰지게 되는 겁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는 제가 다 속이 후련해 지더군요.^^


며칠 후 P씨와 두 번째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보험 정리에 대해 설명을 하자 그녀의 표정이 무척이나 밝아졌습니다. 그동안 그녀가 피치못하게 지니고 살 수 밖에 없었던 보험주름이 다 펴진 듯 보였죠. 그녀의 기쁨이 온전히 느껴져 저 또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물론 컨설팅 이후에는 그녀가 직접 발로 뛰며 보험 정리를 해야할 겁니다. 하지만 이제 어둡고 복잡하기만 했던 미로와도 같던 터널의 끝이 보이는 만큼 앞으로의 발걸음은 가벼울 것이라 확신합니다. P씨에게 후배의 연락처를 알려주었습니다. 후배가 만들어준 보험 정리 계획에 대해 추가적인 질문이나 의문이 있을 경우 언제든 연락을 해도 좋다는 답변을 미리 받아 놓았기 때문이었죠.




P씨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왜 자신은 후배와 같은 사명감을 가진 보험 설계사분을 만나지 못했을까요 하는. 아마도 우리나라 보험 영업의 특성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대부분의 보험설계사분들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보험에 뛰어들다보니 실적을 올리기 위해 지인영업을 하게 되고, 이후 더 이상 보험 가입을 권유할 지인이 없어지게 되면 보험일을 그만두는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죠.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닌, 보험이 진정으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영역이고, 이 일을 통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명감이라 할 수 있죠. 후배는 단순히 보험을 파는 일이 아닌,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일을 사랑하고 계속해 할 수 있는 겁니다. 그가 제게 들려준 한마디는 저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제가 그를 좋아하고 신뢰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죽을 때까지 보험일을 할 것이고, 아이들이 크게 되면 아이들과 함께 이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 이 일은 저의 꿈이기 때문입니다.”



(끝)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차칸양 아지트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공지사항입니다~!

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Life Balance Consultant) 차칸양이 <돈 걱정 없애주는 개인재무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산관리나 재무설계 그리고 노후 대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했던 분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함으로써 경제 플랜을 세워야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 퇴직을 앞두고 경제를 비롯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분들 등 경제와 관련된 조언과 해법을 드립니다. 또한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절대 금융상품, 보험상품에 대한 가입 권유를 드리지 않습니다.^^

방식은 대면과 비대면(전화, 지방 거주자) 2가지가 있으니 본인의 상황에 따라 신청하시면 됩니다. 재무적 그리고 인생 준비를 위한 여러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의 많은 관심 바라며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brunch.co.kr/@bang1999/489

https://brunch.co.kr/@bang1999/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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