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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Mar 23. 2020

50대 권고사직자의 생존 돈 관리법

[실제 재무컨설팅 사례#9] 50대 초반 명예퇴직자를 위한 재무설계


작년말 다니던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당한 50대 초반의 I씨. 재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퇴직금과 그동안 모아 놓은 자산이 있기는 하지만 자녀들의 학자금 그리고 부부의 노후대비까지 하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이기만 합니다. 앞으로 자산관리 및 재무설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I 씨(남, 만51세) : 재취업 구직중

· 아내(여, 만50세) : 일반사무(계약직)

· 아들(남, 만21세) : 군 복무중(대학생)

· 딸(여, 만20세) : 대학생(2학년)




씨의 재무상태표

                                                                                 단위 : 만원                    

표1. I 씨의 재무상태표


생각보다 너무 빨랐습니다. 물론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습니다. 언제든 올 수 있다고. 그러나 막상 명예퇴직 대상에 오르자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회사의 학자금 지원때문에라도 아이들 대학교 졸업 때까지는 다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는데, 마지막은 그렇게 허무하게 다가오고 말았습니다.


I씨는 현재 무직상태입니다. 25년을 헌신했던 회사, 그러나 몇 년 전부터 회사형편이 어려워지자 선배, 동료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고 결국 자신의 차례까지 왔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분노가 일더니 3개월이 지나자 무기력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행히 마음을 추스르고 재취업을 위해 여기저기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습니다. 최종적으로 걸리는 건 역시나 나이입니다. 차라리 회사 다니는 동안 기술이라도 확실히 익혀두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합니다.


올해 8월까지는 실업급여를 수령했고, 그동안 전업주부였던 아내 또한 올초부터 계약직 알바로 생활전선에 뛰어 들었습니다. 그로 인해 약 300만 원 정도의 수입이 생겼고 덕분에 생활비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9월부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실업급여가 끊김으로써 재취업이나 별도의 수입이 생기지 않는 한 이제는 보유한 돈을 빼쓰며 살아야만 합니다. 더군다나 작년부터 주식시장이 악화됨으로써 그동안 투자했던 주식, 펀드의 수익률이 무려 마이너스 3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평가상이지만 5억이었던 투자원금이 3.5억으로 쪼그라 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형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I씨의 재무상태표를 보았을 때 처음 든 생각은 ‘너무 공격적이구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청약예금과 보험을 제외한 나머지 자산 대부분을 주식과 펀드에 투자하다보니 지금처럼 주식시장의 상황이 나쁠 때는 그 리스크를 모두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펀드의 경우 대부분이 주식형이 아닌, 주가지수와 연동되는 인덱스 펀드(Index Fund, 주가지수와 연계하여 수익이 발생되는 펀드)인 까닭에 주가가 좋아지면 펀드 수익률 또한 회복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기다려야만하고, 만약 그 시기가 너무 늦어진다면 상황은 더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I씨가 퇴직한 후 가장 잘 한 선택은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 수령한 퇴직+명퇴금 2억원을 찾지 않고 그대로 예치해 놓았다는 점입니다. 인출하게 될 경우에는 약 8~10%에 해당되는 퇴직소득세를 내야함은 물론이고, 향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얻을 수 있는 퇴직소득세 30% 감면혜택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퇴직금은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좋습니다.



씨 부부의 수입지출내역표

                                                                           단위 : 원                    

표2. I 씨 부부의 월 평균 수입/지출 내역표(9월 기준)


위의 표는 I씨 부부의 9월 수입지출내역입니다. 8월말로 매달 받아오던 실업급여가 종료되었기 때문에 9월부터 실제 수입은 아내가 버는 120만원이 전부입니다. 그러다보니 이번 달에는 약 156만원 정도의 마이너스가 나고 있습니다. 항목별로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죠.


퇴직을 하게 되면 준조세, 즉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에 변화가 오게 됩니다. I씨의 경우 소득이 없는 관계로 국민연금은 일시 납부중지가 가능하지만, 건강보험료는 지역가입자로서 납부해야 합니다. 지역가입자가 되면 소득이 없더라도 보유 재산을 감안해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는데, 이때 직장에서 내던 금액보다 클 경우 직장에서 납부하던 건강보험료를 3년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임의계속가입자 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I씨는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자녀들(결혼한 경우 사위, 며느리 포함)이 직장에 다니고 있을 경우에는 그들의 피부양자로 등록함으로써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체 지출내역 중에서는 식비(일반식비+외식비)가 60만원(22%), 가족 용돈이 55만원(20%)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휴대폰/인터넷 비용이 22.5만원(8%), 아파트 관리비 또한 21.5만원(8%) 정도인데, 전반적으로 볼 때 크게 낭비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문제는 수입대비 많은 마이너스가 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위의 표에는 나오지 않지만 지난 8월에는 둘째아이의 대학 등록금(2학년 2학기)으로 435만원이 지출되었습니다. 대학생 자녀가 있는 경우 등록금, 책값 그리고 각종 회비 등으로 1년에 거의 1,000만원 정도는 생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I씨의 경우 군 복무 중인 첫째가 제대해 복학하게 되면 대학 학자금으로 최소 1년 2,000만원의 지출이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I씨의 보유자산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적으로는 재취업을 통해 다시 수입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절약을 실천함으로써 마이너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하겠습니다.



컨설팅 종합 정리


I씨가 컨설팅을 요청한 이유는 크게 2가지 이유때문이었습니다. 하나는 현재 30%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산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함이었고, 또 하나는 현재의 자산으로 과연 노후까지 대비할 수 있을지, 그리고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첫째 투자자산에 대해서는 주가회복에 대한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인덱스 펀드는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발생되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상승하게 되면 손실을 만회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일정 수준의 수익까지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펀드를 환매한 이후에는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미래에 지출이 예상되는 필수자금에 대해서는 투자가 아닌,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옮겨 놓아야만 합니다.


필수자금은 다음과 같이 4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① 비상용 예비자금 : 약 4,000만원(월 300만원×12개월+α)

② 두 자녀 학자금 : 약 4,000만원(첫째 2,000만원+둘째 2,000만원)

③ 양가 부모님 병원비/간병비 : 약 2,000만원

④ 두 자녀 결혼비용(선택) : 약 1억원(첫째 5,000만원+둘째 5,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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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      계   :   2.0억원


둘째,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나 연금이라 할 수 있습니다. I씨의 경우 65세부터 국민연금과 퇴직연금(10년 감안)을 동시 수령할 수 있는데, 이때 최소 250만원 이상의 연금 수령이 가능합니다. 다만 퇴직연금 수령시기를 10년이 아닌, 보다 장기로 할 경우 이 금액은 줄어들게 됩니다. 줄어든 금액의 보완은 주택연금(모기지론)이나 즉시연금, 종신보험 혹은 부동산/금융투자 소득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재취업 후 연금 수령전까지 꾸준한 절약과 저축을 통해 현재의 자산을 조금 더 늘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어쩌면 I씨의 본격적인 노후 준비는 지금부터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10년이 I씨의 보다 여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만큼 보다 아끼고 조금 더 모으기 위한 절실함이 요구될 때라 하겠습니다. 


I씨의 건투를 빕니다.



* 이 글은 신한은행 웹진 'SWITCH' 11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표지 이미지 포함).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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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Life Balance Consultant) 차칸양이 <돈 걱정 없애주는 개인재무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산관리나 재무설계 그리고 노후 대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했던 분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함으로써 경제 플랜을 세워야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 퇴직을 앞두고 경제를 비롯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분들 등 경제와 관련된 조언과 해법을 드립니다. 또한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절대 금융상품, 보험상품에 대한 가입 권유를 드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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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bang1999/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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