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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Jul 16. 2020

일자리 소멸의 시대, 그 해결책은?

<보통 사람들의 전쟁(앤드루 양 지음)>을 읽고




간만에 좋은 책을 만났다. 이 책을 추천해준 동갑내기 친구이자 사람과 직업연구소 정도영 소장에게 먼저 감사 한마디를 전한 후 글을 시작해야겠다. 쌩유, 정소장.^^



이 책을 3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하나,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로봇으로 인한 일자리 소멸의 심각성

둘, 미래 인간에게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한 고찰

셋, 이 문제들에 대한 저자의 해결책 제시(인간적 자본주의)


일단 저자에 대한 소개를 빼먹으면 안되겠다. 아래는 예스24에 소개된 저자 앤드루 양(Andrew Yang)에 대한 간략한 프로필이다.


미국 주요 도시에서 신규기업 창업과 안정적 운영을 2년간 지원해주는 비영리기업 ‘벤처 포 아메리카’의 창업자이자 CEO다. 지난 11년간 그와 그의 회사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패스트컴퍼니」 등 주요 언론에 소개되었고, 양은 「패스트컴퍼니」가 선정하는 ‘가장 창의적인 비즈니스인 100명’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에는 <제네레이션 스타트업>이라는 영화에 기업인으로 출연하고, 미국 상공부의 ‘혁신과 기업가정신 위원회’의 위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오바마 정부 시절 백악관으로부터 ‘글로벌 기업가정신 대통령 사절Presidential Ambassador of Global Entrepreneurship’ 및 ‘변화 챔피언Champion of Change’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브라운대학과 컬럼비아대학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컬럼비아대학 재학 시절에는 「컬럼비아 로 리뷰Columbia Law Review」의 편집장을 지냈고, 잠시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자신의 기업을 운영하면서 「뉴욕타임스」, CNN, 「와이어드」 등 각종 언론 매체에 출연하고, 하버드와 MIT 등 유수 대학의 초청으로 강연자로 나서기도 했다. 저서로 『 Smart People Should Build Things』 (HarperBusiness)가 있다.



위에는 빠져있지만, 대만계 미국인 2세인 앤드루 양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경선 후보로 참가했는데,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결국 중도 퇴진하고 말았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대권 도전은 이번이 3번째였다고 한다. 그가 경선에서 내세운 공약은 3가지(나무위키 인용)였다.


1. Freedom dividend (기본소득제) : 18세 이상 모든 미국인에게 매월 1000달러씩 지급

2. Free Medicare for all : 무상의료

3. Human-centered capitalism (인간중심의 자본주의) : 단순히 GDP 만을 자본주의 성과의 척도로 볼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질(평균 수명, 약물 중독자 숫자, 정신적 건강, 학생들의 졸업률 등)도 국가 지표에서 측정되어야 하고 국가가 이런 척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기업들에게 인센티브를 줘야한다.



이 책의 장점은 각종 구체화, 세분화된 데이터를 통해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그냥 두루뭉술 넘어가지 않는다. 객관적인 자료 덕분에 그가 하는 이야기들은 신빙성과 함께, 논리적이며 합리적이기까지 하다. 그저 흘려들을 수 없다. 물론 주제 자체가 심각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그저 단순히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이 만들어가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만 있었다면, 앤드루 양은 이를 현실적으로 구체화, 시각화하여 보여준다. 이를 통해 막연한 불안감을 치열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누구나 반드시 겪을 수밖에 심각한 미래로 격상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독자들에게 확실한 한숨 유발 효과를 보장한다.


사실 그동안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로봇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책뿐 아니라 기사, 방송 그리고 각종 미디어 채널에서도 많이 회자된 주제이니 말이다. 하지만 일자리 감소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 더 나아가 일자리를 빼앗긴 사람들의 이후 삶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앤드루 양은 1부 ‘일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이어 2부 ‘인간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통해 결국 만나게 될 실상을 그려내고 있는데, 읽다보면 머리가 쭈뼛해짐은 물론이고, 처절함이 가슴 한구석을 채우게 된다. 그러면서도 더욱 안타까운건 이 현실을 개인의 힘으로만으로는 어쩌지 못한다는 점이다. 마치 쓰나미 예보가 되어 있는 탈출구 없는 섬에 사는 주민과 같은 심정이랄까...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을 만한 가치가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은 3부 ‘해결책과 인간적 자본주의’에 있다. 위에 잠깐 언급한 그의 공약 3가지가 바로 이 책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3가지 중 가장 와닿을 만한 것은 첫 번째인 ‘기본 소득제’라 할 수 있다. 이는 매우 단순한 방법이다. 그냥 18세 이상 성인에게 아무런 조건없이 매월 1,000달러(원화 약 120만 원) 정도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사실 웃기는 이야기다. 무조건 월 120만 원을 개인에게 준다고?


아마도 코로나19로 인해 대한민국 정부와 지자체에서 재난 지원금을 무상으로 지급하지 않았더라면 이 주장은 마치 공염불처럼 들렸을 것이다. 사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이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예산을 쪼개고 쪼개, 그리고 추경까지 하며 모든 국민들에게 돈을 나누어 준다고? 조건도 없이? 하지만 결국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재난 지원금의 지급 효과는 어땠을까? 비록 많지 않은 금액으로 인해 1, 2개월의 짧은 효과에 그치고 말았지만, 그럼에도 확실한 경기 부양 효과는 있었다. 소비로 인해 경기가 잠깐이라도 살아난 것이다.


앤드루 양이 제시한 월 1,000달러라는 금액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더 적어도 안되고, 또한 더 많아도 안된다. 왜냐하면 적을 경우에는 생활이 곤궁해지고, 많을 경우에는 일을 하지 않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딱 기본 생활비(미국 기준)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기초 생활이 가능한 상태에서 일을 계속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사실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하면 일하기 싫을 수 있고, 그 경우 균형잡힌 생활이 무너질 수도 있다. 미국의 장애연금이 바로 그런 케이스라 할 수 있는데, 장애연금을 받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가지면 안된다. 그 경우 평생 받을 수 있는 연금 자격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그들은 죽을 때까지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심각한 부작용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에 더 자세히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만약 1,000달러를 사용기간의 제한이 있는 지역화폐로 지급하게 되면 지역 경기를 보다 더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예를 들어 3개월 내 1,000달러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소멸된다는 기준이 있다면, 사람들은 무조건 그 기한 내에 전액을 다 소진해야만 한다. 더군다나 지역화폐이기 때문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만 쓸 수 있으므로 해당 지역의 경기는 더욱 빠르게 순환되고 부양될 수 있다.



이 책의 약점은 딱 한가지다. 미국 사례를 든 미국 중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모든 내용이 다 공감되진 않는다. 그럼에도 고개를 끄덕이도록 만드는 내용들이 꽤 많은 편이다. 특히나 저자가 주장하고 강조하는 인간적 자본주의(Human-centered capitalism)가 사회나 경제, 경영에 대한 산업적 효율성,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스템이나 자본이 아닌, 오롯이 인간을 중심에 두고 인간의 미래와 온전한 삶에 대해 고민하는 인간중심의 자본주의이기 때문에 그 공감은 더 큰 힘과 탄력을 받는다. 그가 말하는 인간적 자본주의 핵심원리는 바로 이것이다.

   

인간이 돈보다 중요하다

경제 단위는 하나하나의 돈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사람이다

시장은 우리의 공동 목표와 가치에 기여하기 위해 존재한다



간만에 좋은 책을 읽었다. 후련해지는 느낌이다. 물론 갈 길은 멀고, 해결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가야할 방향을 알게 되었다. 완전치는 않지만 자욱한 안개가 조금은 걷히는 느낌이기도 하다. 스스로 생각할 때 자신이 보통 사람이라면, 그리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그 불안감이 더 심화되겠지만, 그럼에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극명할 터이니.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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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칸양이 <돈 걱정없이 잘 살고 싶다면> 북토크를 합니다. 8월 20일(목) 저녁 7시반부터 2시간 동안 강남 패스트파이브에서 진행할 예정으로, 여기서는 평범한 직장인으로만 24년간 살아온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어떻게 돈 걱정없는 삶을 준비해 왔는지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입니다. 평범하지만 보다 풍부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는 분들의 많은 참석 바랍니다.^^

https://brunch.co.kr/@bang1999/631


2. 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Life Balance Consultant) 차칸양이 본격적인 개인 재무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산관리나 재무설계 그리고 노후 대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했던 분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함으로써 경제 플랜을 세워야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 퇴직을 앞두고 경제를 비롯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분들 등 경제와 관련된 조언과 해법을 드립니다. 또한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절대 펀드, 보험상품 등에 대한 가입 권유를 드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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