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소심인 그리고 소심인으로 산다는 것
소심하지만, 그럼에도 소심인으로 잘 살아가는 3단계 방법은 다음과 같다.
1단계. 소심에 대한 파악 및 인지
2단계. 소심 업그레이드 하기
3단계. 소심 진화 및 적용하기
여기에서 한가지만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내가 표현하고 현재 이 글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심인이란 의미는 익히 알고 있는대로 소심한 사람을 일컫는다. 하지만 소심인으로 산다는 것은 단순히 소심한 그대로 살아간다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소심을 100% 극복하고 대범하게 산다는 뜻이 아니다. 소심한 사람에게는 대개 2가지 종류의 소심이 정도에 따라 얼기설기 얽혀져 있다. 하나가 경청, 배려, 세심 등의 긍정적 소심이고 다른 하나가 우리가 멀리하고 극복해야만 할 부정적 소심이다. 우리 사회뿐 아니라 소심한 사람들도 소심이라고 하면 대개 부정적 소심을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심은 이겨내야만 하고 자신에게서 완전히 소멸시켜야만 할 바이러스처럼 간주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심은 소심한 모든 이가 경험해 보았듯 몸에 붙어있던 엉겅퀴 가시를 떼어내는 일처럼 단순하지 않다. 자신의 삶에 있어 원치 않았던 어떠한 상처에 의해 깊숙이 아로새겨진 소심은 이미 내 안에서 기억과 아픔 그리고 자신의 기질과 여러 가지 주변 환경적 요소와 화학적 작용을 일으켜 이미 알게 모르게 나의 성격을 형성해 온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자신의 깊숙한 본질까지 들어와 있는 소심을 강제로 떼어내기란 사실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지도 모른다.
소심인으로 산다는 것은 한마디로 긍정적 소심을 강화하고 부정적 소심을 최소한으로 축소시켜 최대한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이 사회를 걸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은 생긴대로 살아간다고 한다. 소심인 또한 소심한 그대로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부정적 소심인이 아닌 건강한 소심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이 사회 속에서도 우리는 얼마든지 인정받고 스스로 행복한 길을 걸으며 상호 공조 속에 어울림의 미를 발현시킬 수 있으리라 믿는다. 소심인으로 산다는 것은 진정한 소심인의 행복을 추구하며 다른 길이 아닌 나의 길을 걷는다는 의미이다.
소심인으로 잘 살아가는 3단계 방법 중 첫 번째 단계는 소심에 대한 파악 및 정확한 인지이다. 제대로 된 소심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소심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자신 안으로 들어가 속속들이 자신의 내부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아야만 한다. 수술대 위에 나를 올려놓고 해부를 한 상태에서 세밀하고 자세하게 소심의 원천부터 파악해야만 한다.
우리가 실제 사회적 관계 속에 힘들어 하고 어려워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실제적 자아와 이상적 자아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즉 자신의 실제 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사회가 요구하고 그 사회적 규칙에 순응하는 자신의 올바르지 못한 허상적 욕망만을 쫓음으로써 좌절하게 되고 때로는 발을 헛디뎌 또 다른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다. 실제적 자아, 즉 본질의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단순히 부정적 소심만을 극복하고 완전한 이상적 자아로 변화되기를 바라는 것은 기초도 없이 2층, 3층의 복층 집을 쌓아올리려는 것과도 같을 수 있다.
거부함으로써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다 - 사르트르
20세기초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작가였던 장 폴 사르트르는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준 우리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거부함으로써만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의 모습은 자신의 진짜 모습은 꼭꼭 감춰둔 채 외부로 보여주고픈 모습으로만 드러내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사르트르는 우리의 본질적 자아를 찾기 위해서는 자신의 허상을 과감히 거부하라고 말한다. 소심한 사람은 소심한 그대로 살아가야 한다. 소심하지 않은 척, 대범한 척 하더라도 언제 어떠한 상황에 맞부딪치게 된다면, 자신의 본모습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베일 벗겨지듯 그대로 드러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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