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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Nov 25. 2015

소심한 성격은 후천적이다

#4 접착쌍생아의 사례로 본 성격이야기


이쯤에서 한가지 생각해 볼 점이 있다. 소심한 성격이라는 말이 있다. 과연 소심한 성격이란 말이 맞게 사용되고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나는 소심은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라 말해왔는데, 소심한 성격이라 한다면 이 또한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보아야만 할까?


먼저 성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상 어떤 누구도 같은 성격을 지닌 사람은 없다고 한다. 유사한 성격의 사람들은 존재할지언정 완전 100% 똑같은 성격을 지닌 사람은 이 세상 단 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보유한 성격은 마치 나의 유전자 배열처럼 유일무이한 것이다. 아니, 유전자가 100%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조차 성격은 다르다고 한다. 같은 환경, 같은 시간, 같은 경험을 했다 하더라도 성격은 다르게 형성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격은 후천적이 아니라 선천적이라 보는 것이다. 



접착쌍생아 랄레흐 비자니와 라단 비자니 자매



예를 한번 들어 보자. 2003년 분리 수술 도중 아쉬운 죽음을 맞이한 이란의 접착쌍생아 랄레흐 비자니와 라단 비자니 자매의 경우가 그 좋은 예에 해당한다. 두 사람은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붙어 있어서 앉거나 걸을 수 있었지만, 얼굴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의 얼굴을 보는 것은 오직 거울을 통해서만 가능했다고 한다. 두 자매는 그렇게 29년을 살아왔으며, 법대를 졸업했다. 


언제든 어디서든 같이 움직이고 생활해야만 했던 두 자매가 사망의 가능성이 너무나도 높은 분리수술을 택했던 이유는 두 사람의 성격이 달랐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 수 있는 수술을 앞둔 상태에서 한 기자가 라단에게 왜 그토록 위험한 수술을 받으려 하는 지 이유를 물어보았다. 라단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우리는 세계관도 다르고, 생활방식도 다르고, 여러 가지 사안을 생각하는 방식도 아주 판이합니다. 우리의 몸은 붙어 있지만 전혀 다른 두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법대를 졸업한 두 사람 중 랄레흐 비자니는 테헤란으로 건너가 기자가 되기를 희망했고, 라단 비자니는 고향인 시라즈에 남아 변호사가 되기를 바랬다고 한다. 그들은 동일한 유전자와 성장 배경을 가졌고 같은 교육을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받아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성격은 물론 생각과 꿈조차 달랐다. 결국 이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분리 수술을 결심한 이유는 서로의 성격에 맞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자 간절히 바랬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성격이라고 하는 것은 타고난 유전자가 같다 하더라도 사람마다 판이하게 다르다. 이 성격이 나 만의 본질인 것이다. 우리가 소심한 성격이라고 부르는 것은 실제로는 성격이 소심하게 바뀐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격, 즉 본질은 그대로 있는 채 자신의 주어진 상황에 따른 마인드나 태도가 바뀐 것이다. 사회화에 의해 자신의 이익이 되는 쪽으로 혹은 자신에게 피해가 덜한 쪽으로 선택하고 행동하게 된 것이다. 즉 성격 위에 소심이 덧씌어진 것이라 보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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