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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Sep 21. 2020

코로나 소회

이 시간이 나를 손톱만큼이라도 성장시켰기를..


하나,


소회(所懷)라는 단어가 있다. 회포(懷抱)와도 같은 뜻인데, 이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소망, 미련, 애증(愛憎) 등과 같은 마음을 의미한다.


소망, 미련, 애증 그리고 희망, 기대, 좌절, 절망, 아쉬움, 안타까움.


사실 기대가 컸다. 1인기업 3년차. 매년 뚜벅뚜벅 천천히라도 한단계, 한단계씩 밟아 올라가며 올해에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수 있으려니 했다. 하지만 모든게 어긋나고 말았다. 코로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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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가지 측면에서, 아니 3가지 측면에서 최악을 경험하고 있다. 첫째는 일이 모두 사라져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나의 무능력에 대한 괴로움. 둘째는 세컨드 잡이기도 한 투자가 경제적 측면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경제적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좌절감. 그리고 마지막은 과연 내년에는, 지금보다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하는 불안감.


아무리 멘탈을 잡으려 해도 한계는 있다. 갑자기 남아도는 시간. 하지만 고통과 좌절감, 그리고 불안감은 그 시간을 제대로 관리할 수조차 없게 만든다. 그러다보니 상황은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이는 어찌해볼 수 없는 틀로 굳어져 버린다. 벌써 7개월째. 적응이 되면 좋으려면, 나아지는 것 같다가도 어느덧 제자리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살아오며 이런 시기가 있었을까. 물론 고통과 괴로움에 신음하던 시기는 있었다. 암울함과 나약함이 공존한 채 삶의 공기를 힘겹게 맡아야 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짧았다. 일말의 희망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과연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어쩌면 근거없는 기대감은 사치에 불과한 것 아닐까.


사람을 만날 수 없게 되니 모든 것이 정지되어 버렸다. 가만 보니 나의 일은 사람을 만나야만 진행시킬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다. 강의도, 컨설팅도, 프로그램도.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을 거부하거나 두려워하게 된 세상. 나의 일에 과연 돌파구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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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원래 계획된 일정이 뒤로 밀린 것도 있지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온라인 강의. 감사한 일이다.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코로나가 시작된 2월부터 지금까지 약 7개월간. 무엇을 하며 지냈나. 유일하게 한가지는 끝냈다. 바로 책쓰기. 그동안 거의 매일 한주에 한편씩 작성하던 ‘경제공부 잘하는 습관’에 대한 주제의 글을 1년 만에 모두 끝낼 수 있었다. 현재 출판사(좋은습관연구소)에서 편집작업 중으로, 10월초에는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 : 부자가 되는 경제공부법>이란 제목으로 세상에 나올 것이다. 경제공부에 관한 책을 한권 써보고 싶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비로소 그 희망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10월부터는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 작은 희망을 품어본다.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물론 여전히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자영업자는 물론, 프리랜서와 1인기업가들에게 최악인 환경. 벌이는 더 힘들 것이고, 일감을 얻는 것 또한 외줄타기 마냥 위태로울 것이다. 그럼에도 애써 위안으로 삼는 건,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보다 더할까 하는 것이다. 이미 최악의 다리를 건너온 이상, 그래봐야 여전히 최악 아니겠는가. 결국 멘탈의 문제라고 본다. 멘탈만 제대로 잡을 수 있다면 흔들릴 지라도 결코 쓰러지진 않을 테니까. 그래, 삶이란게 어찌 평탄하게만 갈 것인가. 때로는 비바람에 흔들리는 것이고, 뜨거운 태양이나 예기치 못한 장애물로 인해 어쩔 수없이 쉬거나 돌아가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내가 어찌해볼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 그렇다면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춰 가는 것만이 최선 아니겠는가. 살아보니 모든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 해결되거나, 그도 아니면 잊혀지드라. 그때가서 지금을 돌이키면 ‘허허’하며 그저 쓴웃음 한번으로 그치지 않겠는가.


나 자신에게 한가지만 바래본다. 이 원치않던 고통과 경험이, 나를 조금 더 성장시키고 성숙시켰기를. 그리하여 눈가에 새겨진 주름살 깊이만큼이라도 보다 현명해 졌기를.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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