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털 나고 처음 신문사와 진행한 인터뷰 기사
시작은 직장생활 20년 차 40대의 평범한 고민이었다.
중학생 자녀 두 명의 대학 등록금을 부담해야 될 텐데 언제 퇴사할지 모르니 참 막막했다. 그 고비에서 양재우 한국야쿠르트 자재구매팀장(48)은 책을 펼쳤다.
최근 서울 잠원동에서 만난 그는 "요즘 같은 불황에 직장인이 살아남으려면 경제경영 지식은 필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3년 재무팀에서 일하던 시절에 독학으로 경제학을 공부했다. 성균관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그에게는 낯선 세계였지만 차분하고 꼼꼼한 성격에 잘 맞았다.
경기도 용인에 살지만 오전 6시 30분 서울 잠원동 회사로 출근해 2시간 동안 책을 읽고 글을 썼다. 2008년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이 되어 체계적으로 공부한 후 사내 게시판에 칼럼을 올리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 2년 동안 200여 편을 올렸다. 연금과 자산 운영, 재테크 방법을 쉽게 풀어주는 글에 동료들 댓글이 줄을 이었다.
칼럼을 다듬어 저서 <불황을 이기는 월급의 경제학>을 출간한 양 팀장은 "10년 넘게 공부하다 보니 동료 후배들과 경제 지식을 나누고 싶었다"며 "직장인은 어떻게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에는 카카오 1인 창작 플랫폼 '브런치'에서 경제 관련 칼럼으로 은상을 수상했다. 2012년 10월부터 직장인의 경제인문 공부모임 '에코라이후'를 운영하면서 '경제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뿐만 아니라 삼성중공업, 우체국,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 40여 명이 그의 수업을 들었다.
"1년 과정으로 경제학과 인문학 도서 25권을 읽어요. 서평을 쓰고 발표도 하죠. 다른 회사 직원들과 만나면 생각의 범위가 넓어져 좋아요. 처음에는 공부가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 삶을 어떤 식으로 만들지 청사진을 그릴 수 있어요. 수업 후 후배들이 변한 모습을 볼 때 뿌듯하죠."
공부는 회사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됐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판매대금 프로세스를 편리하게 개선해 비용 1억2000만원을 절감했다.
http://news.mk.co.kr/newsRead.php?no=1124843&year=2015
[전지현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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