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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Apr 09. 2021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바꿔야 할
딱 한 가지

#83, 점이 아닌 여백을 볼 수 있는 힘!



위 그림에서 뭐가 보이시나요? 검은 점 하나요? 좋습니다. 혹시 달리 보이는 게 또 있으신가요? 다시 한번 그림을 유심히 봐주세요.


그림엔 검은 점 말고 흰 여백도 있습니다. 그 여백은 검은 점보다 수 백배는 더 넓죠. 그런데 희한하게도 점 하나가 찍히면 거기에 온 마음을 뺏겨버립니다. 이게 우리 내면에서도 아주 흔히 일어나는 일입니다. 아무리 가진 게 많아도 몇 개의 구멍, 몇 개의 부족한 점이 보이면 거기에 골몰하느라 다른 것을 볼 눈이 없어져 버리니까요.   

어릴 때 저는 스스로를 ‘열등감 덩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잘난 구석이 하나도 보이질 않았거든요. 언니 오빠들보다 운동도 못했고, 공부도 그럭저럭이었으며 음정과 박자 감각이 없어서 음악점수는 늘 형편없었습니다. 부끄럼이 많아 낯선사람들과 있으면 말 한마디 꺼내기가 어려웠습니다. 구체적인 설명이나 정교한 논리를 요하는 일을 잘 하지 못했고, 체계적으로 단계를 밟아가야 하는 일은 그 과정이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꼼꼼하지 못하고 늘 덜렁거렸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 눈에 다른 사람들의 장점은 너무 너무 잘 보였습니다. 누가 뭘 잘하고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너무나 뚜렷하게 보였어요. 그러다보니 제 자신의 부족한 점이 더 잘 보였고, 그 때문에 자신감은 늘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어릴 때의 저는 참 괜찮은 아이였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친구들에게 늘 인기가 있었습니다. ‘친구하자’고 쪽지보내는 친구가 항상 존재했고,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전교 1등은 아니어도 반에서 1등은 곧잘 했고, 말수는 적지만 엉뚱한 면이 있어 사람들을 곧잘 웃기곤 했습니다. 부끄러움은 많은데 앞에서 이끄는 통솔력이 있어서 반장이나 대표직을 자주 맡아서 수행했습니다. 평소 말과 행동이 느리긴 하지만 실행력이 뛰어나,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어떤 일이든 즉시 해치워버렸습니다. 또 사람들의 장점을 잘 보다보니 칭찬을 자주 하게 되었어요. ‘당신의 무엇이 어떻게 대단한지’ 알려주면, 사람들은 언제나 고마워하고 놀라워했습니다. 자기는 그걸 전혀 몰랐다고.  

나중에 알았습니다. 나의 부족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드시 다른 면과 연결이 된다는 걸요. 저는 모든 걸 '한 눈'에 파악하는 습성이 있는데, 때문에 체계성은 떨어지지만 직관력은 엄청납니다. 노먼 리즈가 이런 말을 합니다.  


“모든 여정에는 패인 구멍들과 지뢰들이 많이 놓여 있지만, 우리가 그것들을 지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까이 가서 그것들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그것이 단지 나무거나 기타 다른 장애물일 뿐, 결코 극복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보아야 해요. 당신의 발이 걸려 넘어진 곳은 모두 보물들이 놓여 있는 곳입니다.”

아이히바움이란 독일학자가 서양 출신의 천재들의 정신을 분석해서 보고한 적이 있습니다.  칸트, 괴테, 나폴레옹, 미켈란젤로, 뉴턴 등 78명의 천재 중에 83퍼센트인 65명이 육체적 결함이나 가족관계 또는 성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신병 증세도 있었고요. 누구나 부족한 점은 있습니다. 관건은 내 생각의 초점이 어디를 향하느냐입니다. 



사람들을 오랫동안 관찰하다보니, 잘 되는 사람들은 부족한 점이 없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자기가 가진 것에 집중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걸 아주 어렵게 깨치고 나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부족한 점이 아니라 제가 가진 것을 보는 것으로요. 단번에 되진 않았지만 서서히 제가 가진 여백들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자기비난, 자책 대신 ’괜찮다‘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됐습니다. 전보다 좌절하거나 상처받지 않게 되었고, 대신 ’나도 참 괜찮은 사람이구나‘는 말을 더 자주 되뇌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아니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 훨씬 만족감이 커졌습니다.

부족함에만 골몰하면 내가 가진 보물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검은 점을 보느라 흰 여백을 놓치는 것처럼 말이죠.여러분은, 나라는 작품에서 어디를 주로 보고 있으신가요? 나의 부족한 점인가요, 아니면 드넓은 가능성의 여백인가요?



                                                                              2021년 4월 2일


                                                            -- 김글리(작가, 변화경영연구소 2기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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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할 때 비로소 자존감은 생깁니다. 반대로 나에 대한 실망과 비난만 존재할 때 나의 자존감은 여지없이 무너지게 됩니다. 이 세상에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자존감이 바로 서기 위한 조건은 딱 한가지입니다. 사랑하되, 그 사랑에는 조건이 없어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남보다 더 뛰어나기 때문에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조건을 기반으로 출발한 것입니다. 아니 조건이 필요할 수도 있겠네요. 대신 조건의 이름이 달라야 합니다. 즉 '~하기 때문'이 아니라, '~함에도 불구하고'가 되는 것이 맞습니다.


개인적으로 저 또한 소심이란 키워드에 힘든 젊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감정 기복에 고생한 적도 많았죠. 그래서 소심을 대범으로 바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 과정을 거치며 저의 소심을 세세하게 들여다 보았고, 결론적으로 그 소심 또한 내가 끌고 가야만 할 나의 분신 임을 깨닫게 되었죠. 버리는 것이 아닌, 포용을 한 겁니다.


그 결과 나는 더 넓은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소심하면 어때, 그게 나인걸'이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자, 여전히 소심함에도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심의 장점도 찾게 되었고, 그를 잘 활용하는 법도 알게 되었죠. 덕분에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되었으며, 당연히 자존감도 높아졌고요.


자존감이 낮다고요? 그럼 생각의 조건을 바꿔 보시면 어떨까요? '~하기 때문'에서 '~함에도 불구하고'로 말이죠.




(표지 이미지 출처 : https://for-my-family.tistory.com/53)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경제일기를 통한 경알못 탈출 프로젝트!(https://cafe.naver.com/moneystreamha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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