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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May 02. 2022

우리는 왜 경제공부를 꼭 해야만 할까?(전편)

경제공부를 꼭 해야만 하는 이유


3월 중순부터 


꽤 여러 곳에서 경제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령대도 다양해서 20대부터 70대분까지 거의 모든 성인 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요, 나이는 달라도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은 경제에 대해 제대로 알고자 하는 마음가짐일 듯싶습니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 일찍 오신 수강생분 몇 분에게 이러저러한 질문을 드립니다. 역시나 제일의 관심사는 투자죠. 주식, 펀드,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 경험에 대해 여쭤보면 대개 2가지로 나뉘는데, 지금까지 저축만 해왔는데 이제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어 어떻게 해야 할지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나왔다는 분이 계시고, 또 어떤 분은 다양한 투자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기에 제대로 된 경제공부의 필요성을 느껴 오게 되었다고 하시네요.


강의를 통해 투자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도 드리지만, 사실 경제공부는 경제를 알기 위한 기초를 다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는 그것에 대한 응용이라 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경제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반드시 투자까지 잘할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경제공부를 열심히 하는 정도에 따라 투자 실적이 따라온다면 만사 제쳐놓고 공부할 것이고, (경제공부 열심히 한 저는) 어느 정도 이상의 부를 축적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걸 보면 분명 경제지식과 투자 성과는 비례관계에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대단히 아쉽게도 말이죠.ㅠㅠ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경제공부가 직접적으로 돈을 벌게 해 주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돈을 잃게 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볼까요? 



2019년 우리, 신한 등 시중은행에서 독일 국채 연동 DLF(Derivative Linked Fund, 파생결합 펀드) 상품을 대대적으로 판매했는데요, 6개월간 4.2%의 금리를 제공한다는 상당히 솔깃한 제안이었죠. ELS, DLS 그리고 ELF, DLF와 같은 상품들은 파생이라고 하는 구조적 장치를 삽입해 놓는데, 여기에는 반드시 조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위 상품 같은 경우도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6개월 내 –0.2% 이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조건이 들어가 있었죠.


결론부터 이야기해보자면, 이 DLF에는 50, 60대 이상의 노년층이 상당히 많이 가입했는데 평균적으로 약 –44%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하네요. 고작 6개월 만에 말이죠. 왜 이런 안타까운 결과가 나왔을까요? 여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독일 국채 금리의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0.2%를 넘어 무려 –0.7%까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손실 구간에서 마감됨으로써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죠. 다른 하나는 많은 분들이 소위 ‘묻지 마 투자’를 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은행에서 제시한 자료와 직원의 권유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실제 은행자료에도 보면 무려 6,823회나 되는 시뮬레이션을 돌렸는데, 100%의 확률로 4.2%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고 나와 있었죠. 99%도 아닌 100%입니다. 이건 확률상 무조건 딴다는 이야긴 거죠. 하지만 실제로는 큰 손실이 발생했는데, 그렇다는 것은 이 시뮬레이션에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는 겁니다. 사실 오류라기보다는 악용했다는 표현이 더 맞습니다. 왜냐하면 시뮬레이션 적용 기간을 보면 2000.1.3.~2018.9.7.일로 무려 19년의 기간을 분석 데이터로 활용한 것까진 좋은데, 위의 설명에 의하면 독일 국채 금리 전망에 대해 이렇게 써 놓았죠.


‘2000.1.1 이후 독일 국채 10년물의 최저 금리는 0.186%로 이 펀드의 행사가(-0.2%) 보다 높으며또한 이 행사가보다 낮은 적이 없었음


이건 무슨 이야기일까요? 한 번도 –0.2%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는 기간을 대상으로 하여 시뮬레이션을 돌리니 6,000번이 아니라 10,000번, 아니 100만 번을 돌려도 무조건 100%의 확률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고객을 우롱한 거라 할 수 있죠. 물론 은행 직원이 스리슬쩍 이 부분을 좋게 이야기하며 넘어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100%라는 확률만 더 부각시켰을 거고요. 그러니 상당히 많은 고객들이 4.2%라는 수익률만 생각하며 이 상품에 가입을 했을 테고, 그 결과는 참혹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우리가 경제공부를 


열심히 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경제는 모르면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내 돈은 누가 지켜야 할까요? 바로 내가 지켜야 하는 겁니다. 물론 간접투자를 통해 전문가에게 내 돈을 맡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할지라도 전문가가 내 돈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굴리는지는 최소한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도 모른 채 그냥 알아서 수익을 잘 내주겠지 하는 건 그저 ‘묻지 마 투자’의 전형 아닐까요?


생각해 보시죠. 빵 하나, 신발 한 켤레 더 나아가 노트북 그리고 자동차를 마련할 때 우리는 얼마나 심사숙고할까요? 요리조리 비교하고 따져보며 가성비, 더 나아가 가심비까지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심혈의 심혈을 기울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실제 투자를 할 때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아요. 펀드를 선택할 때, 주식 종목을 고를 때, 혹은 모르는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는 소위 전문가라 하는(사실 진짜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이나 지인, 친구의 권유나 조언에 너무 쉽게 넘어가고 있지 않나요? 수익률이 좋다는 하나의 이유 때문에 말이죠.


왜 그럴까요? 그건 바로 ‘내돈내투’(내 돈은 내가 투자한다)할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하는 이야기에 쉽게 넘어가는 겁니다. 그리고 종종 생각지 못했던 안타까운 결과에 어쩔 수 없는 눈물만 흘리게 되는 겁니다. 누굴 탓하더라도 결국 잃은 것은 나의 피 같은 돈인 거죠...


(후편에 계속)



* 경제일기를 통해 경제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지는 경제공부 100일 프로텍트! 경알못분들도 100일 간만 열심히 투자하면 어느 정도의 경제 흐름을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인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 5기를 모집('22년 5월 4일(수)까지 접수)하고 있습니다. 경제공부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나 정말 경제의 '경'자도 잘 모른다 할지라도 괜찮습니다. 경제일기와 더불어 3번의 온라인 강의를 통해 경제 흐름과 자산관리, 투자에 대해서도 배우게 됩니다. 경제일기라는 정해진 포맷에 의해 더도 덜도 말고 딱 하루 30분, 100일간의 시간이라면 충분히 경제 기본기를 다질 수 있습니다. 당신이 경알못이라면, 계속해 경제공부에 실패했다면, 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그 방법을 잘 모른다면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실행이 곧 습관입니다.

https://brunch.co.kr/@bang1999/867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https://cafe.naver.com/moneystreamhabit) -- 경알못 탈출 100일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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