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칸양 May 16. 2022

영화 공저 <같은 영화 다른 시선>
출간 계약을 마치며

벌써 6번째 책이라니 감개무량하네요... 


한창 무더위가 진행되던


작년 8월, 스마트에듀빌더 대표이자 같은 구본형변화경영연구원의 연구원이기도 한 정승훈 대표의 전화 한 통으로부터 대장정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녀는 영화에 대한 공저를 제안했는데, 심리(이승호), 교육/문화(정승훈) 그리고 경제전문가(차칸양)가 한 편의 영화를 보고 각각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보자 했습니다. 즉 같은 영화에 대해 3가지 시선으로 글을 써보자는 것이었죠. 듣자마자 구미(?)가 확 당겼습니다.


‘재밌겠는데!’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첫 영화로 선정된 이준익 감독의 <동주>를 경제적 관점으로 풀어보려니 이건 뭐... 사실 눈을 씻고 봐도 윤동주 시인의 일대기에 딱딱하고 건조한 경제란 틈이 들어갈 공간이 거의 보이지 않았죠. 어떻게 해야 하나. 결국 시인의 일대기를 뒤져야만 했습니다. 그의 짧은 생애를 제대로 알아야만 경제라는 시선을 추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어렵사리 한 편의 글을 완성하기는 했지만 너무 딱딱했습니다. 재밌게 접근하고자 했는데, 논문도 아니고... 결국 다시 써야만 했습니다. 조금 더 쉽고, 흥미롭도록.


물론 <동주>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매 편마다 높은 산을 등정하는 심정이었죠. 경제적 시선을 캐치해 내기 위해서는 이미 본 영화라 할지라도 다시 봐야 함은 물론이고, 각 장면의 의미를 경제적 관점으로 집중하여 해석해야만 했습니다. 소위 ‘꺼리’를 만들어 내야만 했죠. 그리고 그렇게 추출해 낸 소재들을 이야기로 잘 엮어야만 했습니다. 단순히 보물 찾기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보물을 갈고닦아 새로운 작품으로 선보여야만 했죠.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8월에 시작된 기획 작업은 11월 초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고, 이때부터 매주 한편씩 글을 써야만 했습니다. 일정 지연을 막기 위해 선택한 고육지책이었죠. 3명이 함께하는 만큼 누구 하나라도 늦어지게 되면 전체 일정 자체가 엉클어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초고 마무리 예정일은 2월이었는데,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는 주중에 영화를 몰입해 보고, 주말에는 글을 써야만 했습니다. 솔직히 결코 재밌지 않았습니다. 주말에 마음 놓고 쉴 수도 없었죠.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했던가...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어떻게든 잘 해내야만 했습니다. 나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그리고 마침내 맞이한 2월,


중순경 마지막 18번째 영화인 <칠곡 가시나들>에 대한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기뻤습니다. 아쉬움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제 좀 주말에 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앞섰죠. 다른 공저자들 모두 마찬가지 심정이었을 겁니다. 길진 않았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여정이었죠.


초고가 완성된 후 다음 스텝은 출판사와의 컨택이었습니다. 원래는 정대표가 알고 있는 출판사에서 관심을 보였고, 초고가 완성되면 보다 구체적인 일정을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꾸 피드백이 늦어지며 뭔가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였습니다. 그러다 어렵사리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는데, 편집장 왈 한마디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죠. 이는 우리가 생각했던 원래의 컨셉과는 대치되는 의견이었습니다. 3개의 관점을 모으는 만큼 깊은 전문성보다는 다소 얕은 깊이의 전문성과 관점의 차별성, 그리고 재미를 소구 하는 쪽이기 때문이었죠.


결국 다른 출판사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맨땅에 헤딩하기를 실현했죠. 처음에는 메이저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지만, 거의 대부분 ‘저희 출판사의 방향과 맞지 않아’라는 내용의 회신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 2차 시도를 감행했습니다. 이번에는 보다 많은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분명 우리가 생각하는 컨셉을 마음에 들어 하는 출판사가 있을 것이라 믿으며 말이죠. 그리고 정말 얼마 되지 않아 ‘청년정신(<협상의 법칙>(허브 코헨)을 출간)’이라는 출판사에서 회신이 왔습니다. 관심이 있으니 미팅을 하자고 말이죠. 그렇게 출판사와의 컨택이 이루어졌습니다. 초고 완성 후 두 달여가 지난 4월 23일의 일이었습니다.


미팅은 순조로웠습니다. 서로의 간을 보는 수순이 아닌, 계약을 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선택만 하면 되는 자리였습니다. 출판사에서 제시한 조건도 일반 계약에 준하는 것이었고요. 모두들 흔쾌히 오케이 했습니다. 그리고 첫 만남임에도 불구하고 기쁜 마음에 소주 한잔까지 걸쳤고요.^^ 이어 27일에는 두 번째 만남을 통해 계약서에 사인까지 했습니다. 공저인만큼 3명 모두 사인을 해야만 했죠. 저희 책에 대한 진행은 편집장이 아닌, 직접 출판사 대표님께서 진행하겠다고 하시네요. 감사하게도 말이죠.


출판사 대표님과의 만남에서 더 좋았던 건 앞으로 좋은 작가가 있으면 얼마든 연결해 달라고 하신 점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에는 좋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으니, ‘청년정신’ 출판사와 좋은 인연을 맺어 여러 사람들이 이곳에서 책을 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여기에 더해 책까지 잘 팔린다면 서로 간에 윈윈이 될 수 있을 거고요.




책은 6월 혹은 7월 경에 나올 것이라 하네요. 빠르죠? 저희 입장에서는 올해 안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출판사 입장에서는 출간 라인업이 있다 보니 일정을 그렇게 잡은 듯싶네요. 어쨌든 책이 나오게 되면 개인적으로 6번째 책이자, 2번째 공저가 됩니다. 과거 연구원 시절 일생 동안 총 15권의 책을 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 정말 그렇게 될 것 같네요. 꿈같은 일입니다. 그저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냈으면 하는 ‘설마 이루어질까 싶었던 꿈’을 가졌던 것이 불과 10년 전인데, 벌써 여섯 번째 책이라니. 감개무량하네요.


책이 나오게 되면 이번에는 공저자 모두와 함께 조촐한 파티라도 열었으면 싶습니다. 혼자의 힘이 아닌, 함께의 저력을 보여준 셈이니 맘껏 즐겨도 괜찮겠지요? 개인적으로도, 또 서로의 힘을 느꼈을 뿐 아니라  시너지까지 만들어 낸 즐거운 경험이 된 시간들이었네요. 이래서 삶은 재밌나 봅니다. 예기치 못한, 또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성취해 가는, 힘들지만 아기자기하며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들을 경험하게 되는. 앞으로가 또 기대됩니다. 일생을 마칠 때까지 성장을 위한 시도와 도전은 계속 이어질 테니까 말이죠.^^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https://cafe.naver.com/moneystreamhabit) -- 경알못 탈출 100일 프로젝트



매거진의 이전글 자본주의 시대, 자본가로 살아야 하는 이유(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