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자본주의 시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자본가가 되기 위해서는 생산수단을 소유하거나 아니면 투자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큰 규모의 자본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2가지 모두를 소유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며, 그렇기 때문에 자본가와 같은 형태로 자본주의 시대를 풍요롭게 살아가기 어렵다 할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있기 때문에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신(新)자본가가 되면 가능하거든요. 신자본가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기존 자본가와 같이 공장과 같은 생산수단이나 혹은 큰 규모의 자본은 없지만, 다른 자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 자본가는 주로 부모에서 자식으로 계승되는 경향이 강해졌지만, 신자본가는 얼마든지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될 수 있으므로 우리는 신자본가를 지향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자본가가 자본가일 수 있는 이유는 생산수단이나 기계 혹은 큰 자본을 통해 새로운 자본을 창출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금융을 활용할 경우 돈으로 돈을 복사(때론 사라지게도 합니다만)해 내는 마법이 가능해지죠. 마치 샘솟는 우물처럼 자본은 계속해 증식되는데, 이는 돈이 죽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와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다른 말로 돈의 영속성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기존 자본가가 아닌 신자본가가 되기 위해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신자본가는 용어 그대로 새로운 자본을 가져야만 하는데, 이 신자본은 돈의 영속성과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자본을 창출해 낼 수 있어야 하죠. 그래야만 자본가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신자본은 다음과 같은 2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기술 자본은 자신 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자본화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번 익힌 기술은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특히나 손이나 몸에 체화된 기술은 결코 사라지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돈과 같은 영속성을 지니고 있다 할 수 있으며 우리는 이 기술 자본을 활용하여 새로운 자본을 창출해 낼 수 있습니다. 지식자본 또한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의도적으로 잊으려 하지 않는 이상, 혹은 기억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자신의 머릿속에 고스란히 잘 보존되어 있죠. 실체가 없기 때문에 누가 도둑질을 해 갈 수도 없고요.
이러한 신자본을 보유하고 있다면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자본가로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기존 자본가와의 차이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기존 자본가는 노동을 하지 않는 비노동자의 삶을 살아가지만(혹은 지향하지만), 신자본가는 필요에 따라 노동이 접목된 형태의 자본가라는 점입니다. 기술이든 지식자본이든 내가 소유한 것이지만, 이의 활용은 결국 나의 노동에 의해 발현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자본과 노동이 결합된 형태가 바로 신자본가의 일반적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신자본가는 2가지 형태로 존속할 수 있는데, 바로 1인기업 혹은 개인사업입니다. 1인기업은 내가 회사의 대표이자 직원인 형태입니다. 나 스스로가 기업 그 자체죠. 개인사업은 자신 외에도 최소 1명 이상의 직원이 있는 형태로, 작은 사업을 생각하면 됩니다. 기존 자본가가 자본을 통해 큰 기업이나 대규모 금융자본을 운영한다고 본다면, 신자본가는 보다 작은 형태로 존속한다 하겠습니다.
셋째, 신자본가는 기존 자본가 혹은 기업과 비즈니스에 의한 수평관계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술, 지식자본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기업에 맡긴 채 월급을 받는 일반 노동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것은 신자본을 어떻게 경영하는가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신자본으로 생각하고 이를 사업적으로 활용할 경우는 1인기업, 개인사업의 영역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단순히 안정적 수입을 얻기 위한 도구로만 쓰인다면 기업과의 수평관계가 아닌, 갑과 을 혹은 종속관계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자본은 꾸준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합니다. 돈을 만들어 내는 기술, 지식자본은 시대적 환경과 흐름에 따라 계속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익힌 기술이나 지식이라 할지라도 변화에 발맞춰 반드시 업그레이드를 해주어야만 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신자본은 자본의 핵심 역량이라 할 수 있는 자본증식 능력을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죠.
신자본은 기존의 자본보다 자본증식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처음에는 본인의 노동이 거의 필연적으로 요구되며, 그렇기 때문에 자본의 무한 증식에는 일정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한계는 신자본을 어떻게 경영하느냐에 따라 더 확장될 수도 있습니다. 즉 1인기업의 형태로 시작하지만, 지속적으로 매출과 이익에서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사업의 형태로 커질 수 있게 되죠. 이 경우 직접적 노동에서 벗어나 기존 자본가와 같은 삶을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기존 자본가의 삶을 추종할 이유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선택의 영역에 해당되기 때문이죠. 즉 더 많은 돈을 벌기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1인기업가의 형태로도 충분히 만족한다면 이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신자본가로서의 삶은 충분히 의미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는 자본가에 의해 만들어진, 자본가를 위한 경제 체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이 없는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삶이 더 힘들어지고 피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되도록 설계되어 있었고, 우리는 그것을 모르고 지냈던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자본을 소유하기 어렵다면 신자본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가져야만 합니다. 신자본은 기존 자본과 비교해 영향력과 위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자본주의 시대에 자본가로 살아갈 이유이자 당위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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