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칸양 Oct 13. 2022

대체 우리 경제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상)

물가, 금리, 경기침체. 겨울이 오고 있다.


2022년 10월 12일 


어제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2.5%에서 3%로 올렸습니다. 지난 8월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했던 빅스텝(0.5%를 한번에 올리는 것)을 불과 두 달만에 다시 한번 감행한 겁니다. 조금 경박스럽게 표현하자면 소위 ‘X줄’이 타고 있는 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죠. 이제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인상시킬 수 있는 기회는 올해 한번(11월)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언론에서는 다음 달에도 역시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꽤 높다 보고 있습니다. 뭐 베이비 스텝(0.25%)을 한다 할지라도 연말 한국의 기준금리는 최소 3.25%가 되는 겁니다.


작년 7월까지 한국의 기준금리는 0.5%에 불과했죠. 그런데 1년을 조금 넘어선 시점에서 기준금리는 무려 3.25%로 2.75%나 급등했습니다. 왜 이렇게 미친 듯(?)이 금리를 올리고 있는 걸까요? 아니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난리 부르스를 치고 있다 해야 합니다. 최근엔 유달리 더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미국은 올 3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서 9월까지 불과 반년만에 3%나 금리를 인상시켜 버렸습니다. 아래 그래프로 보면 미국이 얼마나 빠르게 금리인상을 단행했는지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렇죠? 한국이 금리인상의 계단을 (그래도 차분히) 올라가고 있다 본다면, 미국은 거의 (헥헥거리며) 절벽을 오르고 있는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전 세계가 


제 정신 아닌 것처럼 금리를 올리고 있는 이유는 역시나 물가 때문입니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2%를 물가 안정의 기준으로 보고 있는데 한국이 5~6%대, 미국은 8~9%대, 영국은 두 자리수인 10%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죠. 물가가 올라가는 이유는 단순하게 본다면 2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이며, 둘째는 수요는 그대로지만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즉 물건을 돈을 주고 사게 되는데, 돈의 가치가 떨어지니 반대로 물건의 가격이 올라가 버리는 거죠. 두 번째 경우처럼 물가가 올라가면 반대로 돈의 가치를 높여주면 물가가 진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서둘러 올리고 있는 겁니다.


다만 지금의 상황은 심각해도 너무 많이 심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물가를 금리인상으로 잡는 조치는 매우 흔한 케이스입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현재 돈의 가치가 떨어져도 너무 많이 떨어졌다는 겁니다. 이유가 뭐냐고요? 코로나 때문이죠. 바이러스 잡는다고,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돈을 풀어버린 겁니다. 미국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경기를 살리겠다고 푼 돈이 약 2억 달러였는데, 코로나 때는 그 2배인 4억 달러를 풀었다고 하니 말 다했죠. 적당한 화폐공급은 시중에 돈을 잘 돌게 함으로써 경기를 부양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돈이 풀려버린 지금, 경기는 작년에 잠깐 반짝한 이후 물가 폭등이라는 부작용을 제대로 경험하고 있는 겁니다. 물가라는 문제가 너무 커지자 각국 정부에서는 금리 폭등이라는 카드로 대응하고 있는 거고요.


금리 폭등은 시중에 돈이 잘 돌지 않도록 만듭니다. 개인의 경우 금리가 올라가니 소비보다는 저축을 하는게 이롭겠죠. 기업의 경우는 더 심각합니다. 사실 기업이 돈을 풀어야 경기는 좋아집니다. 하지만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기업은 투자를 줄이게 되는데, 어차피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해야 하는데 금리가 높아지니 당연히 투자를 안하게 되겠죠. 높은 이자를 주고 돈 빌렸다가 장사 안되면 이중으로 손해니까요. 이렇듯 돈이 돌지 못하게 되면 경기는 급속히 냉랭해지게 됩니다. 소위 경기침체가 찾아오게 되는 거죠.


미국의 대형 언론인 포브스지에서는 최근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이라는 헤드라인을 썼다고 합니다. 이 문장 어디서 들어본 적 있지 않나요? 맞습니다. 미국의 레전드 드라마 중에 하나라 할 수 있는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저도 재밌게 봤다는...^^)에 등장하는 대사입니다. 주인공들이 앞으로 닥칠 어둡고 불안한 미래를 겨울에 빗대 사용했죠.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중 한 장면)


포브스에서 지적한 것처럼 우리 세계에도 경제의 겨울이 다가 오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할 때 이 겨울이 우리가 경험했던 것 중에도 가장 추운 그런 계절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네요. 왜 그런지는 다음 편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볼게요.


☞ 대체 우리 경제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중)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강의, 칼럼 기고 및 재무컨설팅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https://cafe.naver.com/moneystreamhabit) -- 경알못 탈출 100일 프로젝트



※ 공지사항입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벌써 여섯 번째 책이네요. 이번에는 『위대한 영화는 이것이 있다』라는 제목의 공저입니다. 영화 18편을 엄선해 심리/경제/교육문화 3인의 전문가가 각각의 관점으로 글을 썼습니다. 영화 한편을 통해 3가지 맛을 느껴볼 수 있죠. 소위 3인 3색, 3가지 토핑으로 영화보기라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글이라고는 하지만 에세이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습니다. 색다른 영화 읽기를 경험하고 싶다면 추천드려요.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0850847



매거진의 이전글 투자가 너무 어려운데 정기예금만 해도 괜찮을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