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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Oct 18. 2022

대체 우리 경제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중)

물가, 금리, 경기침체. 겨울이 오고 있다.


☞ 대체 우리 경제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상)



경기, 즉 경제의 기운이라는 것은 


좋을 때와 나쁠 때를 반복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경제가 성장하게 되면 자연스레 수요가 늘게 되고, 그러면서 마치 실과 바늘처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동반됩니다. 그리고 경기가 과열되면 물가 급등으로 인한 거품이 끼게 되는 거죠. 이 거품을 제어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서는 돈의 가치인 금리를 올림으로써 소비를 줄도록 만들고, 더불어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양적긴축)함으로써 과열된 경기를 식도록 만듭니다.


이렇게 되면 경기는 사이클상 정점에서 내려와 아래로 향하게 되고, 이것이 조금 심해져 경기침체의 조짐이 나타난다 생각되면 정부에서는 다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을 펴게 됩니다. 소위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을 펴는 거죠. 이외에도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공공 일자리 사업이라든가 중소기업을 위한 저금리 대출 그리고 기업들을 위한 법인세 감면 등 여러 가지 정책을 병행하게 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러한 정상적인 경기 흐름에 고장이 크게 난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정책만으로는 이 고장을 수리할 수 없기 때문에 상당히 과한 처방을 쓸 수밖에 없는 거죠. 뭐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 맞는 별도의 처방이 있는 건 아닙니다. 그저 약효를 크게 높이기 위해 원래 쓰던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을 상당히 세게 썼다고 볼 수 있는데, 이때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제로금리’를 등장시켰고 천문학적인 액수인 2조 달러(한화 약 2,400조 원, 1,200원/1달러 기준)를 경기 부양을 위해 과감히 풀은 겁니다.


그 결과로 불과 2년도 안되어 경기는 다시 살아났고,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함께 자산의 가격도 동반 상승했죠. 아마 주식하시는 분들은 잘 아실 텐데요, 2010년 이후부터 미국 주식시장의 주가가 역사상 고점을 경신하며 네버엔딩 스토리처럼 끝없이 계속 올랐던 현상. 이것이 바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의 효과였다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부동산 시장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저금리 덕분에 낮은 이율로 빌린 돈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감으로써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초래했죠. 한국에서는 ‘부동산 불패’라는 말을 유행하도록 만들었고요. 뭐 그래도 여기까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그런 느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모두가 예상치 못했던 


2020년 코로나 사태가 찾아왔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큰 사건을 한번 겪어본 세계 각국의 정부는 이미 그 해답을 알고 있었고, 찾아올 극심한 경기침체에 대비해 초반부터 빠른 금리인하와 함께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액수의 돈(4조 달러, 한화 약 4,800조 원, 1,200원/1달러 기준)을 풀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학습효과에 의한 것이었죠. 이러한 빠른 조치, 즉 제로금리와 양적완화의 효과는 바로 찾아왔습니다. 2020년 –3.3%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세계 경제성장률은 바로 다음 해인 2021년 무려 5.8%로 반등하며 언제 아팠냐는 듯 오히려 더 건강해진 듯 보였습니다. 소위 약발 효과였죠.


진짜 문제는 2021년 하반기부터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세계 각국 정부의 대응에는 큰 오류가 있었는데, 일시적으로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글로벌 금융위기 때 푼 돈을 모두 회수(양적긴축)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다시 더 큰 액수의 돈을 풀어 버렸으니 울트라 슈퍼 과잉 공급으로 돈의 가치는 바닥까지 떨어졌도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BEEc9kpaaM

(이 뉴스를 보면 미국이 얼마나 많은 돈을 풀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어느 정부도 이에 대해 과오를 인정하진 않습니다. 인정할 경우 큰 덤터기를 쓸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한 정치적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물론 정부도 코로나를 처음 겪어본 상황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정책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너무나도 아쉬운 점은 이렇게 풀린 천문학적인 돈이 지금의 아찔하고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겁니다.


인플레이션에는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경제가 성장하며 자연스레 따라붙는 인플레이션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 성장과 무관하게 돈을 너무 많이 풀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유동성 인플레이션입니다. 지금의 물가 폭등은 후자에 해당되죠.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그리고 다소 거칠게 표현하자면 ‘무분별한 돈질’로 인해 지금의 위기가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왜 지금의 사태가 초래되었는지 설명하다 보니 글이 조금 길어져 버렸네요. 다음 편(마지막)에서는 ‘그래서 앞으로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 건데?’란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 보겠습니다!


☞ 대체 우리 경제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마지막)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강의, 칼럼 기고 및 재무컨설팅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https://cafe.naver.com/moneystreamhabit) -- 경알못 탈출 100일 프로젝트



※ 공지사항입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벌써 여섯 번째 책이네요. 이번에는 『위대한 영화는 이것이 있다』라는 제목의 공저입니다. 영화 18편을 엄선해 심리/경제/교육문화 3인의 전문가가 각각의 관점으로 글을 썼습니다. 영화 한편을 통해 3가지 맛을 느껴볼 수 있죠. 소위 3인 3색, 3가지 토핑으로 영화보기라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글이라고는 하지만 에세이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습니다. 색다른 영화 읽기를 경험하고 싶다면 추천드려요.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085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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