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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Feb 02. 2023

왜 미친 물가 폭등이 이어질까?

결국 '돈의 가치(=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돈의 가치가 하락하면?


2022년 1월, 방송에서는 2021년도 기업들 실적에 관한 뉴스가 쏟아졌는데 하나같이 비슷한 제목이었다. ‘사상 최대 실적’, ‘최대 매출’, ‘역대급’과 같은 최고를 지칭하는 단어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 작년 사상 최대 매출 삼성·하이닉스, 올해도 새 역사 쓴다(‘22. 1. 8, 전자신문)

-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쓴 삼바‧SK바사... “올해는 더 좋다”(‘22. 1. 18, 중앙일보)

- 철강 호황에 포스코 역대 최대실적… 영업익 9조 원·매출 76조 원(‘22. 1. 12, 연합뉴스)

- '역대 최대 매출' LG전자, 월풀 꺾고 세계 가전 1위 등극 전망(‘22. 1. 7, 한경)

- 셀트리온, 항체 바이오시밀러저력 빛났다… 年매출 2조 시대 '눈앞’(‘22. 1. 10, 파이낸스)

- 이통 3사, 작년 사상 최대 실적, SKT·KT·LG U+ 합산 영업익 4조 넘길 듯(‘22. 1. 16, 대한경제)

- “현대차, 생산 정상화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 전망” (‘22. 1. 12, 아시아투데이)


과연 대기업들은 경기 상황이 좋아 이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수 있었을까?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자금이 풀리면서 이 돈이 돌고 돌아 기업들의 주머니로 들어갔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한 별다른 피해가 없는 상황에서 시중에 뿌려진 엄청난 돈들이 기업들의 매출 실적을 크게 올려준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실적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에 크게 기여하면서 2021년 3.9%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뭐 다 좋다. 좋은 게 좋은 거라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본격적인 문제는 2022년부터 시작되었다 할 수 있다. 뭐랄까, 경기침체 시즌2가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2020년의 시즌1이 코로나로 인한 것이었다면 시즌2는 엄청난 돈을 뿌린 것에 대한 부작용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물가‘였다.


물가 물건의 가격(가치)

- 물건의 가격은 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돈의 가치 금리

돈의 가치에 따라 물가는 변한다(예 돈의 가치-- 물가)


위의 연관관계를 한번 살펴보자. 물가란 물건의 가격 혹은 그 가치를 의미한다. 물건의 가격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수요와 공급에 의해 움직인다. 즉 그 물건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수요가 커지면) 가격이 오르게 되고, 반대로 팔려는 사람이 많아지면(공급이 커지면) 가격이 내린다. 그리고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바늘과 실처럼 반드시 돈이란 매개체가 필요하다. 여기에 물건의 가격을 결정하는 또 한 가지 요소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돈의 가치‘이다.


’돈의 가치‘는 ’금리‘라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쉽다. 예를 들어보자.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10%인 경우와 1%인 경우가 있다. 100만 원을 예금했을 때 10% 금리인 경우 10만 원의 이자를 얻을 수 있지만, 1%는 고작 1만 원의 이자 밖에 수령하지 못한다. 즉 금리가 높을수록 더 많은 이자를 얻을 수 있고, 이는 곧 ’돈의 가치‘ 또한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돈의 가치 = 금리‘라고 이해하면 된다.


물가는 수요와 공급뿐 아니라 돈의 가치에 의해서도 움직이는데, 돈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물건의 가격은 오르게 되어 있다. 돈을 주고 물건을 사야 하는데, 돈의 가치가 떨어졌으니 물건을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더 많은 돈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돈의 가치가 오르면 어떻게 될까? 물건을 사는 입장에서 돈의 가치가 높아졌으니 낮은 가격에 사려할 것이고 그에 따라 물가는 내리게 된다.



미친 물가 때문에 금리 폭등이 시작되다


코로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서는 우선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 돈의 가치인 금리를 떨어뜨림으로써 돈을 보다 더 잘 돌게 하기 위함이었다. 미국은 코로나가 발생한 다음 달인 3월 1.50~1.75%였던 기준금리를 곧바로 제로금리로 만들어 버렸고, 한국 또한 3월과 5월에 걸쳐 기준금리를 0.50%까지 인하했다. 한국의 0.50%는 건국 이래 제일 낮은 금리였고, 그만큼 한국 정부 또한 코로나의 심각성을 인지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각국 정부에서는 양적완화를 통해 천문학적인 돈을 시중에 뿌렸다. 돈의 공급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자 돈의 가치는 당연스레 바닥까지 떨어지게 되었고, 이에 부응(?)하듯 2021년 후반부터 물가는 미친 듯 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 6.3%(미국 9.1%, 영국 10.1%)까지 오른 것이다.


물가 안정을 위해 정책 수립 및 시행을 하는 대표적 정부 기관은 중앙은행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은행이 중앙은행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는 물가 안정을 관리하는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는데, 2%가 기준이다. 즉 물가가 오를지라도 2%만 넘지 않는다면 물가는 안정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는 것이다.


2021년 4월 이후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의 가이드라인인 2%를 넘어 계속 오르기만 했다. 그리고 2022년 7월에는 6.3%를 찍었고, 11월과 12월에는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5%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한국은행의 입장에서 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서면서부터는 계속 가시방석에 앉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물가를 낮춰야 하는데, 하는데 하면서 말이다. 물론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았을 터인데, 그렇다면 한국은행에서 물가를 낮추기 위해 시행한 조치는 무엇이었을까?


정답은 금리였다. 앞에서 돈의 가치가 떨어짐으로 인해 물가가 올랐다고 했다. 그렇다면 반대의 수순대로 하게 되면, 즉 돈의 가치인 금리를 올리게 되면 물가는 내려가게 될 것이다. 진짜 그렇게 했을까?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자.


그림.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2017년~2023년 1월)


2021년 4월부터 2%가 넘는 물가상승률 추이를 지켜본 한국은행에서는 드디어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 p 인상한다. 하지만 급등을 넘어 폭등하고 있던 물가가 어디 쉽게 잡히겠는가? 11월에 이어 2022년 1월, 4월, 5월, 7월, 8월 그리고 10월과 11월까지 쉴 새 없이 한국은행에서는 금리인상을 단행한다. 심지어 0.25% p씩 올리던 금리를 2022년 7월과 10월에는 그 두 배인 0.50% p를 올렸는데 이는 한국은행 설립 이래 최초의 조치(금리인하 시에는 0.5% p를 내리기도 했지만, 인상 때는 최초)였다고 한다. 그만큼 한국은행의 상황이 급해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겠다.


2021년 8월 금리 인상 이후 한국의 기준금리는 2023년 1월 현재 3.50%까지 올랐다. 약 1년 5개월 만에 무려 3.0% p가 인상된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나 2020년 코로나 사태 때 정부에서는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을 폈다. 이는 돈의 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기업의 투자와 사람들의 소비를 늘리게 하여 경기 부양 효과를 누리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금리가 오르게 되면 경기침체가 발생하게 된다. 즉 기업들은 금리가 오름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되기 때문에 투자를 하지 않게 되고, 사람들 또한 주머니 사정이 얇아짐으로써 소비를 줄이게 된다. 즉 돈이 잘 돌지 못하게 되며, 그로 인해 경기침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2020년의 시즌1이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였다면, 2022년의 시즌2는 물가 폭등과 이를 잡기 위한 엄청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찾아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시즌1이 천재지변(그럼에도 인재라 할 수 있겠지만)에 가깝다고 본다면, 시즌2는 확실한 인재(人災)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직 물가는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2023년 상반기까지도 계속 금리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즉 경기침체가 2023년에 더 본격화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앞으로 더 힘든 시간들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굴로 따진다면 2022년 12월은 동굴 입구에 해당된다 볼 수 있다. 우리는 아직 본격적인 경기침체의 동굴 속에 들어와 있지 않으며, 앞으로 힘든 동굴 탐험을 해야만 한다. 금리와 함께.



* 이 글은 현재 공저 중으로 2023년 2월 출간 예정인 <나는 생애생계 이렇게 한다>(가제, 청년정신 출판사)의 초고 글입니다.




차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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