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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Jan 30. 2023

코로나발 경기침체는 2021년에 이미 끝났다고요?

엄청나게 풀린 돈이 만든 인플레이션 현상에 대해


물가 얼마나 올랐나?


2021년 대한민국의 연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5%였다. 그리고 2022년 들어서서는 3%대를 넘어서더니 4%대, 5%대를 연이어 찍고 마침내 7월에는 6.3%까지 올랐다. 그리고 2022년 11월에는 다소 둔화된 5.0%의 수치(12월에도 11월과 같은 5.0%를 기록했다)를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높다 할 수 있다(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기준치는 2%이다).


그림. 2021년 이후 월별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사실 고점이라고는 해도 6%라는 수치가 그렇게 현실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장을 보러 마트에 가거나 또는 외식을 하러 식당에 갔을 때 거의 모든 제품이나 음식값이 상상보다 많이 올랐음을 직면하게 되면, 물가가 어느 만큼 올랐는 지를 비로소 체감하게 된다. 아니 실감 정도를 넘어 처음에는 당황스럽다가 은근 짜증과 함께 분노까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6%라는 수치가 얼마나 높은 지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과거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어느 때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면 된다.


그림. 1998년~2022년 소비자물가 추이(출처:한국경제)


위 그림에 의하면 금융의 문제가 터지면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몰고 온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5.9%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과 비교해 보면 오히려 조금 낮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6.8%로 현재와 비견될 만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물가는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 IMF 외환위기 수준까지 높아져 있다 볼 수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6%란 물가상승률이 과거의 위기 때를 소환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임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는 이미 끝났다?


많은 사람들이 2020년 코로나가 발발한 이후로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생각한다. 하지만 잘못 알고 있는 거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는 이미 2021년에 완전히 끝났다. 무슨 이야기냐고? 이는 경제성장률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데,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은 –1.0%였다. 1950년 이후 대한민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경우는 딱 3번밖에 없었는데 1980년의 석유파동 –1.7%, 1998년의 IMF 외환위기 –5.5% 그리고 2020년 코로나 사태의 –1.0%가 바로 그것이다.


그림. 1954년~2020년 대한민국 경제성장률 추이


경제위기가 닥치면 정부에서는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하지만 짧은 시간 내 해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최소 2~3년 정도가 소요된다. 그러나 코로나는 과거의 경제위기와는 많이 달랐다. 2020년 마이너스 성장을 한 한국 경제는 다음 해인 2021년이 되자 3.9%로 빠르게 상승했고, 심지어 이 수치는 2012년 이후 최고 높은 경제성장률이었다. 이로써 대한민국의 경제는 불과 1년 만에 경기침체를 벗어나 정상궤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을 것이다. 진짜 경기가 다 회복된 게 맞는 걸까? 아직도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경기침체란 단어가 계속 각인되어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오류를 발생시키는 원인은 경기회복을 위해 활용한 정책에 의해 파생된 문제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달리 말하면 코로나가 과거와 같은 경제위기와는 결이 달랐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엄청나게 풀린 돈이 만든 유동성 함정


코로나 위기가 발생하자 미국을 필두로 한 전 세계 정부에서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찍어내는데, 그 이유는 유동성 공급을 통한 경기 부양을 하기 위함이었다. 돈의 공급이 늘어나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사람들과 기업들은 저축이나 절약 대신 소비나 투자를 더 많이 하게 됨으로써 돈의 순환이 원활해지게 된다. 즉 사람 몸속의 피가 구석구석 잘 공급되는 것처럼 돈이 잘 돌게 됨으로써 경기상황이 좋아지게 되는 거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 발생 이후 양적완화(QE, Quantitative Easing, 중앙은행이 통화를 시중에 직접 공급해 경기를 부양하는 통화정책)를 통해 시중에 푼 자금은 무려 4조 달러(원화 기준 약 4,800조 원, 환율 1,200원/달러 적용)에 이른다고 한다(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그 절반에 해당되는 2조 달러를 뿌렸다). 대한민국 1년 예산이 600조 원(2022년 기준 603조 원)을 조금 넘는데, 거의 8년 치에 해당되는 금액일 정도로 엄청난 규모라 할 수 있다. 한국 또한 코로나 발발 이후 기존 예산 외에 추가적인 예산 편성을 통해 돈을 풀었는데, 추경한 예산만 2020년에 66.8조, 2021년에 49.8조로 2년 간 무려 약 116조 원이 투입되었다.


생각해 보자.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리고 단순히 경기가 안 좋다고 해서 정부가 국민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돈을 나눠준 적이 있었는가? 재난지원금, 소상공인지원금, 고용안정지원금 등 그 명목도 다양했다. 그 외에도 특별히 더 힘든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는 저금리의 대출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도와주었는데,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엄청난 자금이 시중에 공급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풀린 돈은 어디로 가게 될까? 돌고 돌아 기업들의 매출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여기서 잠깐! 코로나로 인해 대기업들 또한 큰 피해를 보았을까? 노노, 절대 아니다. 자, 산업 측면에서 생각해 보자. 업종으로 보았을 때 항공, 여행, 관광은 분명 큰 피해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여행, 특히 해외여행길이 막히다 보니 이와 관련된 업종의 회사들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적으로 크고 작은 많은 여행사들이 코로나로 인한 경영악화로 문을 닫아야만 했고.


이 3가지 업종 이외 피해를 본 곳은 또 어디가 있을까? 한번 곰곰이 잘 생각해 보시라. 희한하게도 떠오르는 곳이 거의 없을 것이다. 필자도 열심히 찾아본 결과 딱 1가지 업종을 추가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영화산업이었다. 그렇지 않은가?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지 않았으니 영화 관련 산업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던 거다. 덕분에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과 같은 OTT 서비스(Over The Top, 개방된 인터넷을 통하여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1~2년 간 활황을 맞기도 했다.


그림. 영화 <남산의 부장들> 포스터


매년 서너 편의 천만 관객을 동원한 국내 영화산업이지만, 당연스럽게도 2020년에는 천만관객은커녕 그 절반인 500만을 동원한 영화도 없었다. 통계에 의하면 2020년 기준 최고 관객이 든 영화는 <남산의 부장들>로, 약 475만 명이 영화를 관람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영화 또한 개봉일이 1월로, 만약 코로나가 시작된 2월에 개봉했다면 이 수치는 훨씬 더 줄어들었을 것이다.



* 이 글은 현재 공저 중으로 2023년 2월 출간 예정인 <나는 생애생계 이렇게 한다>(가제, 청년정신 출판사)의 초고 글입니다.




차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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