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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Mar 13. 2023

그녀의 삶이 봄과 같기를..(전편)

그녀가 건강해져 다시 돌아오기를 기원합니다


작년 봄, 


그녀로부터 메일 한통을 받았습니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경제일기를 통한 경알못 탈출 프로젝트’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 5기에 지원하기 위함이었죠.


그녀는 지원 이유를 경제적 자립이라 적었습니다. 다만 경제를 잘 모르다 보니 배우고 싶었고, 저의 졸저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을 읽고 독학으로 돈의 흐름을 익히고자 힘썼습니다. 하지만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로서 체력과 시간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고, 결국 <돈습관>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저와 함께 반강제의 힘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사실 그녀의 결정에는 큰 결심이 필요했습니다. 큰 아이가 중학생이 되며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가계부를 생각한다면 프로그램 참가비는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그녀는 이를 미래를 위한 투자로 생각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경제적 자립을 위해 마중물이 되어 줄 그런 투자로 말이죠.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보여준 그녀의 열정은 리얼 그 자체였습니다. 육아로 힘들고 바쁠 텐데도 불구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경제일기를 올렸죠. 이렇듯 성실하게 100일 과정을 마치면 빠르게 돈의 흐름을 익혀갈 것이라 의심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경제일기를 쓴 지 2개월이 다 되어가는 6월 말쯤, 꾸준한 걸음에 살짝 균열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아예 일기가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왜일까? 운영자로서 살짝의 아쉬움과 함께 그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응원과 독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죠. 연락했지만 답은 없었습니다. 포기했나 보다 싶었습니다. 어쩔 수 없지. 다 큰 성인을 강제로 끌고 갈 수는 없는 일이니... 그렇게 그녀는 제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여름의 한가운데인 8월 중순, 그녀로부터 뜻밖의 장문의 톡이 도착했습니다. 뭘까? 다소 늦은 이 회신은. 그녀는 <돈습관>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적었습니다.



차칸양님 안녕하세요.


제가 오랫동안 카페에 글을 안 올려서 걱정하셨죠?

2차 강의에도 안 들어오고요...


사실 6월 말부터 이상하게 점점 피곤하고목 옆쪽에 임파선이 붓고기침에 아랫배 통증과 허리 통증이 있어서 7월 초부터 내과에 갔어요올해 2월에 코로나 확진 이력이 있어서 기침하는 거 지켜보자고 하고나머지 증상은 코로나 후유증으로 생각했고요.


내과 진료를 받아도 기침이 2주 이상 가고 약물로 컨트롤이 안되고나아지지 않으니 엑스레이를 찍어 보라고 하더라구요엑스레이 찍었는데폐가 이상하다고다른 사람이랑 모양이 다른데이런 모양은 엑스레이로 정확히 알 수 없으니, CT를 찍으라고 하더라구요배도 아픈 것이 나아지지 않으니복부랑 흉부랑 CT를 찍었어요. CT 결과 온몸에 임파선이 다 부어 있으니빨리 큰 병원 가라고 하더라구요.


집 근처 대학병원에서 조직검사 했는데 암이라고 합니다근원지가 어딘지 몰라서 무슨 암인지는 모르는데조직 검사 결과는 암이라네요.. 현재 암이 시작된 곳을 찾기 위한 추가 검사를 위해서 입원 중입니다.


그래서 이번주 금요일 모임에 참석이 힘들 것 같습니다

저는 다음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뵐게요.


심려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휴... 충격도 충격이지만 순간 가슴이 서늘해졌습니다. 그리곤 조금씩 아파왔습니다. 그랬구나, 그래서 그녀가 빠진 거구나. 어쩔 수 없었구나. 그동안 많이 힘들었고, 당분간 계속 힘들겠구나...


답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무언가 그녀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고심하다 어렵게 그녀에게 답신을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

뭐라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네요.


암이라면 최대한 가볍게그리고 빨리 나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자세한 이야기 해주셔서 고마워요그렇지 않았다면 일이 바빠서 못하나 보다 그 정도만 생각했을 듯싶네요.


빨리 완치되셔서 다시 <돈습관>에 참여하셨으면 좋겠습니다물론 그때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말이죠그리고 아무래도 병원비도 많이 들어갈 테니 일단 <돈습관참가비는 모두 환급해 드릴게요제 작은 마음입니다어서 나아 원래의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시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다소 건조하게도 느껴질 수 있는 저의 회신에 그녀는 이렇게 답신을 보내왔습니다.



아이고 차칸양님의 마음에 아침부터 눈물 왈칵입니다. .


저야 물론 돈습관 재참여 하고 싶습니다.

이번 경우는 체력이 급 약해져서 꾸준한 참여가 어려웠습니다.(밤 9시 아침 7시까지 자도 피곤하네요.)


너그럽고 진심 어린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꼭 건강해진 모습으로 다시 뵐게요!!!



☞ 그녀의 삶이 봄과 같기를..(후편)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강의, 칼럼 기고 및 재무컨설팅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https://cafe.naver.com/moneystreamhabit) -- 경알못 탈출 100일 프로젝트


※ 공지사항입니다~!

1. '좋은 책 읽고 나누기' <에코독서방> 12기를 모집합니다. 2015년부터 약 5년간 운영되며 좋은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던 <에코독서방>이 포스트 코로나를 넘어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재개됩니다. 이번 12기에서는 세계적 석학 유발 하라리의 '인류 3부작'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6개월간 함께 읽음으로써 삶의 통찰과 함께 인생의 방향성을 찾고자 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https://brunch.co.kr/@bang1999/932


2. 차칸양의 7번째 신간 『여유로운 퇴직을 위한 생애설계』(정도영/차칸양 지음, 청년정신)가 출간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2가지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만 합니다. 하나는 퇴직 이후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은퇴 이후의 삶입니다. 이는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우리는 이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을 생애설계라 부릅니다. 생애설계는 결코 돈 문제 하나가 아닌, 일과 인생의 문제까지 얽힌 복잡한 과정입니다. 또한 나무 하나 만이 아닌, 숲을 보는 넓은 관점이 필요합니다. 생애설계를 이해하고 싶다면, 그리고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배우고 싶다면 연 200회 이상을 강의 현장에서 뛰고 있는 커리어 컨설턴트(정도영), 재무 컨설턴트(차칸양)가 친절하게 알려드리는 『여유로운 퇴직을 위한 생애설계』를 먼저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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