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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Jun 01. 2023

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의 의미(2편)

한국은행은 왜 기준금리를 3회 연속으로 동결했을까?


☞ 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의 의미(1편)




왜 한국의 은행들은 멀쩡(?)할까


올해 3월 이후 미국의 지역은행 몇 군데가 연쇄적으로 파산했다는 뉴스가 났던 적이 있습니다. 270조 자산규모의 미국 자산기준 16위 은행이자 스타트업의 젖줄이라고 불리던 실리콘 밸리 뱅크(SVB)를 필두로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 시그니처뱅크 그리고 유럽의 크레디트스위스까지, 전 세계에 뱅크런(은행 고객들의 대규모 인출 사태. 하지만 최근에는 모바일을 통해 순식간에 자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핑거런'이라고도 한다)이 확산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퍼졌죠.


다행스럽게도 미국 및 유럽 정부의 신속한 대응 및 대형 은행의 빠른 참전(인수) 등으로 그 불씨는 재빠르게 진화되었습니다. 만약 이런 금융기관들의 부실이 잘 정리되지 않았다면 은행과 산업 그리고 기업 간의 서로 물리고 물려 있는 관계상 더 많은 연쇄 부도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컸을 겁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한 가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미국의 은행들이 파산할 정도로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데 한국의 은행들은 왜 멀쩡(?) 한 걸까요? 한국의 경제 기초체력이라 할 수 있는 펀더멘탈이 미국보다 더 우수하기 때문에? 당근빠따 아니죠. 증시 속담에도 ‘미국이 기침만 하면, 한국은 감기몸살에 걸린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의 펀더멘탈은 미국에 대할 바가 아닙니다.


사실 미국 은행의 부도 이후 한국에도 몇몇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의 위기설이 돈 적이 있습니다. 특히 두 군데의 저축은행은 구체적인 은행명까지 등장하며 부도 은행으로 지목되기까지 했죠. 하지만 해당 은행의 강력한 부인과 은행연합회 등의 빠른 해명으로 위기설은 금방 잦아들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홍보 전문가들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며 이를 수상한 눈초리로 쳐다볼 수밖에 없었죠.



한국의 은행들이 위험한 이유


은행을 조금만 뜯어보면 상당히 망하기 힘든 구조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은행은 기본 운영 자체를 자기 자본으로 하지 않습니다. 고객의 돈을 받아 약간의 이자만 준 후, 그 돈으로 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이나 기업에게 높은 이자를 받고 대출해 주죠. 소위 예대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로 발생하는 수익)이 은행의 주 수입원인 겁니다.


게다가 돈을 빌려줄 땐 얼마나 까다롭게 하나요. 일단 담보부터 챙기고, 그다음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신용이 없으면 절대 대출해 주지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은 대표적인 합법적 돈놀이 기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겁니다. 자신의 돈도 아니고, 넘(?)의 돈을 가지고 돈놀이를 하는 거니까요.


이런 안정적인 운영 체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망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첫째는 대출해 간 개인이나 기업들이 갚지 못할 때입니다. 물론 담보가 있다면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경제위기 혹은 경기침체로 인한 자산가격 하락으로 담보의 가치가 크게 줄어드는 경우에는 은행도 큰 손실을 면치 못하게 되죠. 둘째, 은행은 예대마진 외에도 타 수익을 발생시키기 위해 PF(Project Financing, 사업에 투자자로서 참여하는 것)에 투자를 하기도 하는데, 이때 PF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실패하는 경우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주 고객이 건설사 등과 같은 부동산 관련 업체라면 부동산 경기가 나빠짐으로 인해 아파트 미분양이 늘어나게 될 경우 건설사 파산과 함께 은행까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런 경우로써 PF, 건설사에 투자와 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가 위태로워진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인해 연쇄적인 파산 위험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인 겁니다.




한국은 무역과 더불어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인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입니다. 수출이 잘 안 될 경우 그리고 부동산 경기나 나빠질 경우에도 한국의 경제는 크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죠. 물론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결정적 이유는 바로 금리인상 때문입니다. 불과 1년 5개월 만에 0.5%부터 시작해 3.5%까지 급속히 오른 금리가 이러한 경기침체를 몰고 왔다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물가를 잡기 위해 계속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그로 인해 어느 정도 둔화된 수치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물가는 높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에서는 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경기침체가 생각보다 더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라 이야기했습니다. 즉 국가의 경제상황이 더 이상의 금리인상을 용인하기 어려운 상태까지 왔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는 겁니다. 만약 한 번이라도 더 금리를 인상할 경우 건설사, 저축은행 부도 등과 같은 일련의 사태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물가보다 경기침체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던 겁니다.


뭐 충분히 수긍이 되는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대를 위한 소, 아니 국가를 위한 국민의 희생이라는 대전제가 깔려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합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 이어가 보겠습니다.


☞ 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의 의미(3편)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강의, 칼럼 기고 및 재무컨설팅 문의 : bang19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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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https://cafe.naver.com/moneystreamhabit) -- 경알못 탈출 100일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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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Life Balance Consultant) 차칸양이 개인 재무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산관리나 재무설계 그리고 노후 대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했던 분들, 투자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거나 겁부터 나시는 분들 혹은 실패하신 분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함으로써 경제 플랜을 세워야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 퇴직을 앞두고 경제를 비롯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분들 등 경제와 관련된 조언과 해법을 드립니다. 또한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절대 펀드, 보험상품 등에 대한 가입 권유를 드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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