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바라기> 김래원 버전) "꼭 그래야만 했니..."
지난 8월 24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회의를 통해 한국의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습니다. 올해 2월부터 시작해 4월, 5월 그리고 7월에 이은 5회 연속 동결 결정입니다.
한국은행이 동결을 결정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4%로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떨어집니다. 이는 오히려 경제가 역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죠. 여기에 무역적자는 심화되고 있고, 가계부채는 이미 1조 원을 넘어 계속 최고치를 경신해 가고 있습니다. 이뿐 만이 아닙니다. 경기침체로 인해 여전히 부동산 경기는 좋지 못하며 그로 인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의 부실화로 건설사들의 부도와 연관된 저축은행들 또한 위태위태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한국 경제라 아니할 수 없네요.
여기에 미국과의 금리차 또한 역대 최고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미국은 5.5%로 한국보다 약 2% p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죠. 금리는 ‘돈의 가치’라 할 수 있으며, 시중의 돈은 높은 금리를 찾아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금리가 높을수록 더 많은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금리차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 또한 미국으로 투자처를 변경할 것이란 이야기가 계속 들리는 겁니다. 미국 금리가 높아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데 굳이 한국에서 투자할 이유가 없는 거죠. 외국인들이 빠져나갈 경우 그들이 투자하고 있는 주식시장, 부동산 시장, 기업투자 시장 등 메이저 금융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됩니다. 그러지 않아도 외국인의 자본력에 따라 요동치는 시장이 급격한 하락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거죠.
원달러 환율 또한 다시 상승하고 있습니다. 1달러 1,200원대를 유지하던 환율이 지금은 다시 1,300원대를 넘어섰죠. 환율 상승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수십 가지의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주 단순화시켜 본다면 금리 차이가 환율 상승을 낳고 있다 봐도 무방합니다. 금리는 돈의 가치라고 했죠? 미국의 금리가 5.5%로 한국보다 2% p 더 높기 때문에 미국 돈의 가치가 더 높다 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 또한 상승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미국 돈(달러)이 한국 돈(원화) 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니까요.
환율이 상승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우리나라 국민들의 대다수가 환율 상승을 좋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주입식 교육의 영향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기업들에게는 추가적인 수익을 가져다 줌으로써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1달러 수출해서 1,200원 벌다가 1,300원을 벌게 되니 이익일 수밖에 없는 거죠.
하지만 반대로 수입기업에게는 악효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같은 물건을 환율이 오른 만큼 더 비싸게 주고 사 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서민 물가에 그대로 치명타로 작용하게 됩니다. 농산물을 예로 들어보죠. 국산 농산물이 너무 비싸 사 먹기 어렵다면, 조금 싼 외국산 농산물을 구입함으로써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율이 올라 수입 농산물까지 가격이 많이 오르게 된다면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더 열악해지게 되는 겁니다. 비싸다고 아예 안 사 먹을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이뿐 만이 아닙니다.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에 하나가 바로 석유입니다. 즉 석유 가격이 오르게 되면 물가 또한 동반상승하게 되죠. 국제 유가의 기준은 미국산 서부 텍사스산 석유, 즉 WTI입니다. 위의 그림을 보게 되면 지난 6월 67달러(1배럴=큰 드럼통) 수준이던 석유는 8월에 다시 84달러 수준까지 급격히 상승한 이후 약간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8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석유가격이 오른 이유는 러시아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감산 정책이 가장 주된 이유입니다. 수요와 공급에서 공급이 줄어버리니 가격이 오르는 거죠. 문제는 여기에 더해 환율까지 상승함으로써 한국은 이중 고역을 치를 수밖에 없는 겁니다. 석유는 원화로 거래할 수 없습니다. 무조건 달러 거래를 해야 하죠. 석유가격이 오른 데다 원달러 환율까지 오르게 되니 한국 입장에서는 이중으로 오른 값을 치를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렇게 비싸게 주고 온 석유는 한국 물가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휘발유, 경유가격의 상승뿐 아니라 합성수지, 합성섬유 등의 가격까지 함께 오르게 되는 거죠. 한마디로 이런 상황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되는 겁니다.
(후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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