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외국인들 언제 돌아올까?
(표지 이미지 출처 : 뉴스투데이)
2024년 푸른 청룡의 해, 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느낌이네요.
2023년 12월 28일, 작년 마지막 거래일에 한국 코스피는 2,655.28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마지막 날의 2,236.40에 비해서는 약 419포인트가 상승했습니다. 주가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했다면 약 18.7%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겁니다. 꽤 많이 올랐죠? 물론 코로나 당시 하락 후 최고 고점을 찍었던 3,300포인트에 비해서는 아직도 갈길이 멀긴 하지만 그럼에도 기대감을 품기에는 충분한 움직임이었죠.
하지만 2024년을 시작해 약 20일 여가 흐른 지금 한국 코스피는 약진은 고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1월 22일 기준 주가지수는 2,472.74로 약 183포인트, 등락률로는 –6.9%를 보여주고 있네요. 이에 반해 한국 코스피 지수와 유사한 미국 S&P500 지수는 2023년 말 4,769.83 그리고 1월 22일에는 4,839.81를 기록함으로써 약 70포인트, 1.5%의 견고한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S&P500 지수 역사상 최고 고점이기도 합니다.
발생하고 있는 걸까요? 그냥 단순히 미국과 한국의 경제력 차이라 치부하면 될까요? 아닙니다. 여기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2가지 이유만 들어보죠.
첫째, 금리 차이로 인해 한국 주식시장은 이미 많은 외국인들의 자본이 빠져나간 상태입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5%, 한국은 3.5%로, 약 2% p만큼 금리 역전현상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국가가 정한 돈의 가치라 할 수 있습니다. 쉽게 예금금리를 예로 들어보자면, 투자자들이 한국에 돈을 예치할 경우 한국에서는 미국보다 2% p 적은 이자 밖에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100억을 넣을 경우 미국에서는 한국보다 2억을 더 받게 된다는 거죠. 그러니 당연히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바보가 아닌 이상) 한국보다 미국에 투자해야 합니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전 세계 주식시장 비중에서 고작 2% 밖에 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는 약 45%를 차지하고 있고요. 규모의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사실 한국 증시는 국내 기관과 개인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의 손에 놀아나는(?) 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즉 외국인들이 매수를 많이 하면 주가가 올라가지만, 외국인들이 파는 경우에는 주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금리 차이로 한국 주식시장을 빠져나갔으니, 그리고 한국 주식을 많이 사지 않고 있으니 한국 증시는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둘째, 높은 환율 또한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 투자를 꺼리는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보따리(?)에 달러를 들고 다닙니다. 그러다가 외국 시장에 투자를 결정하면 달러를 해당 국가의 돈으로 바꿔야 합니다. 소위 환전을 해야 하는 거죠.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원화로 교환해야 하고요. 환전을 위해 시중에 달러의 공급이 많아지게 되면, 달러의 가치가 낮아지게 됩니다. 즉 원달러 환율이 낮아지게 되죠.
바꾼 원화로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주식을 삽니다. 그리고 일정 기간 경과 후 주가가 올라 수익이 났다고 해보죠. 외국인들은 수익 난 주식을 매도한 후, 원화를 다시 자신들의 돈인 달러로 바꾸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환율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외국인이 1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생각해 보죠. 환율은 1달러에 1,000원이라 가정하고요. 이 경우 환전한 원화는 1,000억 원(1억 달러×1,000원)이 됩니다. 그리고 주식투자를 통해 일정 기간 경과 후 10%(100억 원)의 수익을 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투자원금과 수익금을 합친 총금액은 1,100억 원이 됩니다.
여기까진 해피하죠. 하지만 주식을 팔고 난 후 보니 달러당 1,000원이던 환율이 10% 올라 1,100원이 되었습니다. 이 경우 달러로 환전할 경우 얻게 되는 돈은 1억 달러(1,100억 원÷1,100원/달러)로 그냥 원금입니다. 주식 거래 수수료와 환전 수수료를 감안하면 오히려 손해겠죠? 이렇듯 외국인들은 단순히 주식투자 수익뿐 아니라 환율의 움직임까지 감안해야만 합니다. 즉 환율이 하락해야만 주가 차익을 온전히 보전할 뿐 아니라 추가적인 환차익까지 낼 수 있다는 겁니다. 최소한 환율이 그대로 여야 하겠죠.
만약 환율이 1,000원에서 900원으로 10% 하락했다면 외국인의 수익은 어떻게 될까요? 투자 원리금 1,100억 원을 달러당 900원에 환전할 경우 얻게 되는 돈은 1.22억 달러가 됩니다. 원금 대비 무려 22% 수익을 거둔 거두게 되는 거죠. 그야말로 떡 먹고 알 먹고 가 되는 겁니다. 외국인들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라 할 수 있습니다.
자, 한국 주식시장이 고전할 수밖에 없는 2가지 이유를 살펴봤는데, 사실 금방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집 나간(?) 외국인들이 다시 ‘컴백 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높아져야만 하는데, 그렇게 되기까지는 상당히 요원해 보입니다. 환율 또한 1,300원 대로 높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굳이 한국 증시에 관심을 가질만한 이유가 없는 겁니다. 오히려 미국 쪽이 핫하기 때문에 지금은 딴 곳 바라보지 않고 오롯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훨씬 유리한 거죠. 당연한 것이기도 하고요.
꼭 앞의 2가지 문제가 깨끗하게 해결되지 않더라도 한국 주식시장이 (많이는 아니더라도) 오를 여지가 있긴 합니다. 일단 미국 시장이 많이 올라 과열될 경우, 그래서 거품론이 조금씩 흘러나오게 될 경우 미국시장을 떠나는 외국인들이 생기게 되고, 그런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를 결정하게 되면 한국 주식시장은 조금씩 상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 또한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하겠네요.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분들에게는 여러 정황상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요즘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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