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벨벳 저고리는 물감으로 만들 수 없는 파란색이었어요
하지만 초록색일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저고리가 접힌 겨드랑이는 확실히 파란색이었어요
엄마의 벨벳 저고리는 고름이 없었어요
진한 고동색 실로 나뭇가지처럼 수놔져 있었지만
깃 여민 단추는 노을처럼 붉은 끼 도는 노란 호박이었어요
엄마의 벨벳 저고리는 부드럽고 따뜻했어요
엄마를 만지면 색이 변해 손자국이 났지만
나를 번쩍 들어 안아주면 손자국은 엄마품으로 들어가요
엄마의 벨벳 저고리는 추운 겨울에만 입었어요
차가운 바람에 벨벳 천이 일렁이고 하얀 눈을 맞으면
긴 숄을 어깨에 두르고 양 팔로 감싸 안았어요
엄마의 벨벳 저고리는 이제 기억하기 힘들어요
롱 어디에도 더 이상 벨벳 저고리를 찾을 수 없어요
그래도 기억이 남는 건 고개 들면 웃어주는 엄마의 얼굴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