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하는 연습을 너무 오래 했다

by 이와

괜찮다는 말은 생각보다 쉽게 나온다. 사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아도 입이 먼저 움직일 때도 있다.

“괜찮아.” 이 말이 나를 보호해 줄 거라고 믿었던 시기가 있었다.

가족에게도, 연인에게도, 일하는 자리에서도 괜찮다는 말은 만능이었다. 조금 서운해도, 피곤해도, 설명하기 귀찮아도 괜찮다고 말하면 그 자리는 조용해졌다.

어느 순간부터는 괜찮지 않다는 말을 꺼내는 쪽이 더 어색해졌다. 이미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온 시간이 길어서 이제 와서 솔직해지는 게 괜히 유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요즘 괜찮다는 말을 조금 아끼기로 했다. 대신 속으로 한 번 더 묻는다.
정말 괜찮은지, 아니면 그냥 넘어가고 싶은 건지. 아직은 서툴다.

여전히 입은 자동으로 “괜찮아요”를 준비하고, 마음은 한 박자 늦게 따라온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그 차이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됐다. 괜찮지 않은 날을 인정한다고 모든 게 복잡해지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마음은 조금 단순해졌다. 괜찮지 않다는 걸 알게 되니 괜찮아지는 방법도 천천히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 나는 괜찮다고 말하는 연습을 너무 오래 한 사람일 것이다.

이제는 그 연습을 조금 줄이고 괜찮지 않아도 되는 연습을 조심스럽게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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