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자취의 기록 #4
중학교 3학년 때 수행평가로 일주일 동안 용돈 안 쓰기와 내 용돈 내가 마련하기 숙제가 있었다.
학교 끝나고 컵떡볶이를 사 먹는 행복을 놓칠 수 없어서 친구와 나는
오빠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웨딩홀 사장님께 찾아가서 이런 수행평가가 있어서 그러는데
혹시 아르바이트 하루만 할 수 있을까요? 하고 양해를 구했다.
다행히 사장님께서 허락을 해주셔서 친구와 나는 아르바이트 경험을 해보았고 처음 느낀 경험을 했다.
엄마한테 받는 한 달 치 용돈을 하루에 벌 수 있다니!라고 말이다.
그리고 사장님께서 우리를 좋게 봐주셨는지 친구와 나는 일 년 반이나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다녔다.
후에 나는 시급이 천 원이나 높은 골프장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힘이 들 때면 "엄마아빤 나보다 더 힘들게 일하셔"라는 생각으로 부모님의 값진 수고를 알아가며 철이 들었던 것 같다.
학교 다니면서 주말과 방학 때도 열심히 그냥 다녔다. 같이 일하는 언니오빠들이 좋아서 재미있기도 했고
내가 번 돈을 내가 쓸 수도 있고 엄마아빠한테 드릴 수 있다는 게 뿌듯한 마음에 좋았다.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딱 두 달이 남았었는데 이 두 달 동안에도 나는 아르바이트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겨울이라 골프장이 휴장 하는 바람에 어찌어찌하다가 카페에 지원을 했다.
아르바이트 합격을 했는데 너무 걱정이 앞섰다.
외워야 하는 레시피들을 정리하여 주셨는데 2페이지 꽉 차게 온갖 음료들이 적혀있었다.
그렇게 내가 커피를 배우게 되었던 날들이었다.
기계가 원두를 갈아주면 포터필터 안에서 원두가루를 잘 정리하여 머신에 꽂고 돌린다.
버튼을 누르면 소음과 함께 에스프레소 샷이 나온다. 이때 향이 정말 은은하고 좋다.
손님들이 내가 만든 커피와 음료를 마시는 게 신기했다.
서비스직이 잘 맞았던 나는 인사도 잘해서 단골손님도 꽤 계셨다.
내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정말 친절하게 응대해서 100% 만족스러운 아르바이트 경험이었다.
손님의 기분이 좋아야 내 기분도 좋고, 하루를 망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뒤로도 나는 대학교에 가서 카페와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를 하였고,
사회에 나와서는 큰 베이커리 카페에서 아르바이트가 아닌 직원으로 일을 했다.
라떼아트도 하게 되었고, 라떼와 카푸치노의 차이점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사람이 되었다.
지금은 카페일을 그만두었지만 늘 마시고 싶은 커피이기에 인터넷에서 작은 홈카페용 머신을 샀다.
자취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 집이 채워진 후에 꼭 갖고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 마시기도 하고, 회사에도 가져갈 수 있고 너무 만족스러운 물건이다.
처음 커피를 배운, 힘들다면 힘들었던 연습기간 3일을 잘 버텨서 커피를 좋아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지금 보면 정말 쉬운 레시피들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왜 그렇게 어려워했는지 :)
하루에 한 잔 마시는 커피가 나에겐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