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책임은 어디까지?
“오류 발견했어요! ㅁㅁ 메뉴에서 결제 취소가 안되네요.” 개발자에게 가볍게 건넨 말에, 돌아오는 대답은 질문 세례였죠.
“언제 안 됐나요? 어떤 계정으로요? 결제방식은 뭐였죠?”
버그는 분명히 발생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할지는 몰랐던 초창기 기획자 저의 모습입니다.
이 글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기획자로서 테스트와 버그를 다루며 깨달은 생존기록입니다.
두 용어는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역할도, 깊이도 다릅니다.
테스트(Test)는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기능 단위로 하나하나 체크하는 일이죠.
QA(Quality Assurance)는 “전체 제품이 사용자가 기대한 품질대로 작동하는가?”를 점검하는 활동입니다. 화면 흐름, 에러 메시지, 예외 상황까지 포함된 종합 검토라고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결제 버튼 눌렀을 때 결제가 되나요?” → 테스트
“결제 실패 시 안내 문구는 적절한가요?” → QA
즉, 테스트는 작동 확인, QA는 경험 검증입니다.
QA팀이 있는 회사가 있고, 없는 회사가 있을 텐데요.
QA팀이 없으면 대신 기획자와 개발자가 직접 손잡고 테스트를 진행하죠.
이런 구조에서는 기획자가 제품 품질의 허리를 잡고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기획만 던져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기능이 기획대로 구현되었는지 확인하고,
연동 대상과 테스트 일정을 조율하고,
이슈 발생 시 빠르게 중계하는 ‘허브’ 역할까지 맡아야 합니다.
1. 기획 의도와 실제 작동 비교
화면 흐름, 버튼 클릭, 안내 메시지 등 기획서에 있는 모든 요소가 실제로 그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합니다.
2. 사용자 시나리오 기반 테스트 설계
로그인 → 결제 → 결제 완료
중간에 네트워크 끊기면? 뒤로가기 누르면? 같은 실제 상황을 시나리오에 포함시켜야 해요.
3. 다양한 조건 테스트
iOS, Android
신규 계정 / 기존 계정 / 탈퇴 후 재가입
다양한 브라우저 등 환경을 나눠서 테스트합니다.
4. 예외 상황 정의
실패 시 오류 메시지는 제대로 나오는지
재시도 버튼은 있는지
이탈 후 재접속하면 어떤 화면이 나오는지 등
5. 테스트 이력 관리
언제 어떤 조건으로 테스트했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기록합니다.
저는 주로 이력 관리차 혼자 정리하는 거라 엑셀에 관리하곤 해요.
문제가 생겼을 때 “안 돼요”만 말하면 아무 일도 해결되지 않아요. 개발자는 원인을 파악할 실마리가 필요합니다.
실제 실무에서는 아래 내용이 포함되도록 개발자에게 전달해 줍니다.
오류가 난 기능(흐름, 시나리오 포함)
테스트 일시(분 단위로 적어주면 로그 파악에 용이)
환경(상용, SIT 등)
테스트 시도한 아이디
테스트 단말(PC, 안드로이드, iOS)
요청사항: 로그 확인 및 원인 분석 요청
이렇게 정리해서 전달하면, 개발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요.
기획자는 개발자도 아니고 QA도 아니지만, 기획한 기능이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 누구보다 먼저 확인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기획자가 직접 테스트하고, 문제를 명확하게 짚어낼 수 있어야 협업도 술술 풀립니다.
"이거 안 돼요"가 아니라, "6월 7일 오후 17:08, test_001 계정으로 카카오페이 결제 후 취소 시 오류 메시지 노출되니 로그 확인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상호 효율도 높아지고 신뢰도도 향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