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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글 Mar 16. 2024

루틴을 만드는 일상

결국은 해피엔딩

만화 수업에서 만난, 화실 고양이

나는 굉장히 즉흥적인 성격이다. 아니 이었다. 사실 미리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약속보다는 지금 만날래? 지금 여기 갈래? 이런 말에 심장이 두근거리게 기쁘고 설렌다. 아니 다시 말해 설레었다.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내가 지금 인지하기에 나는 계획된 생활에 안정감을 느끼는 계획형 인간으로 변해버렸다. 지켜지지 않는 것에 스트레스는 덜 받는다. 내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기본적으로 지키는 것들이 있다. 어떻게든 작업실에서 짧은 시간이라도 출근해 책상에 앉는 습관은,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지키고 있는 나의 습관이다.


길에서 만나 친구로 지낸 지 벌써 10년이 넘은 나의 친구 홍시를 금요일 점심에 만났다. 홍시가 나를 보고 MBTI를 다시 해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나는 늘 P가 나오는데, 외향인처럼 보일 대가 있지만, 혼자 있는 것에 더 안정감을 느끼는 내향인이다. 물론 홍시처럼 마음이 맞는 친구와 있는 시간은 혼자 보다 더 즐겁고 기분이 몹시 UP 된다. 금요일에 홍시를 만나면서 더욱 오버하는 나를 발견했다. 아, 아무튼 이런 홍시의 말을 듣고 토요일인 오늘 다시 검사를 시작했다. 결과는 INTJ가 나왔다! 나는 감성적인 편이지만 요즘 그런 것들이 줄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T로 돌아왔다. 약간은 감정이 건조해졌다 생각했는데, 괜히 결과가 저렇게 나오는 MBTI 검사를 맹신하게 된다. 아무튼 나는 J형 인간이 되었다. 나의 루틴이 된 일상의 목록을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 요가 주 1-2회

- 작업실 매일 출근하려고 최대한 노력(이번주 성공)

- 브런치 일요일마다 글쓰기

- 유튜브 2주 간격으로 업로드

- 월요일 인스타그램 업로드

- 주기적으로 릴스/쇼츠/틱톡/당근스토리 업로드

- 당근 소식 올리기

- 작업실 퇴근 전 그림 그리기

- 입점처 찾기 + 입점처 관리 및 택배 보내기

- 매주 세차 1-2

- 매주 목요일-금요일 집 대청소


매일 지키고 있다 보니, 안 하는 게 더 이상해진 하루들이다. 그렇게 요즘 릴스가 알고리즘 타기 좋다고 해보라고 추천 영상이 떠도 안 했는데 마음을 먹고 시작하니 재미를 느꼈다. 그리고 이 습관들을 실행하면서 느낀 것은 힘을 빼고 하니 흘러가는 대로 됐다는 것이다. 좀 더 멋진 영상과 사진으로 보여 줘야지! 이렇게 힘을 줬더니 의욕이 빠져서 하기 싫어진다. 정말 청개구리 같다. 그냥 대충 하자! 마인드로 했더니, 영상을 만들고 글을 쓰며 재미를 느끼는 나를 찾았다. 운동을 하는 것도 그렇다. 그래도 1시간이라도 했다!라는 뿌듯함이 있다. 물론 선결제로 인한, 돈이 아까워서 억지로 나가는 것도 있지만 다니면서 요가라는 운동이 뻣뻣한 나에게 내적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이유도 있다.


아무튼 이 글을 쓰면서 느낀 건, 어떤 일이든 내 스타일에 맞게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를 찾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말이 쉽지 실천하기 어렵다는 걸 알지만 막상 실천하면 모두 내 것으로 만드는 순간 각자 자신만의 루틴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하려는 것들을 주변에 자꾸 떠벌리듯이 자랑하듯이 잘난 체하는 느낌으로 나 이런 것도 했다! 대단하지?라고 말하면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내가 선포한 것을 지키기 위해 지키게 될 수밖에 없다. 이건 내 경우가 이렇다는 거지 모두 똑같을 순 없겠지만, 루틴을 만들어하고 싶은데 내가 너무 게으르다고 느낀다면 하나씩 실천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막막했던 내가 해내고 진행하고 있고 내 일에 있어 큰 도움이 됐다. 미루지 말고 지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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