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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립국 Apr 22. 2021

오늘의 서술, #24 호텔 컨시어지

#24 호텔 컨시어지


 작년에 오방과 함께 남산에 있는 힐튼호텔에 갔었다. 호캉스를 하고 싶었는데, 펫과 함께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서 웃돈을 주고 갈 수밖에 없었다. 많이 다녀보지 않아 다른 곳과 비교해 뭐가 더 나은지 서비스가 어떤지 크게 느낀 점은 없었지만 한 가지 특이했던 것은 있었다. 아침에 조식을 먹으러 레스토랑에 갔는데 서빙하시는 분들이 거의 4~50대로 나이가 넉넉했다는 사실. 20대는 없어 보였다. 확실치 않으니…


 지인에게 물어보니 흔치 않은 일이라고 한다. 내가 가본 다른 곳도 보면 관리자급 한두 명을 빼곤 거의 다 어렸다. 왜 그럴까? 아침을 먹으면서 생각을 했더랬다. 젊었을 때 고용되어 줄곧 해고나 퇴직이 없어서 그랬다거나 일부러 연령대를 선별해 고용했다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전자라면 힐튼의 복지와 그에 응답하는 애사심이 주요했을 것이다. 후자라면 어떨까?

 

 어떤 뉴스 기사에서 60대 호텔 컨시어지(호텔의 종합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람)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다. 나이가 많으면 사람들이 쉬이 보지 않아 업무에 이점이 있다는 얘기와 다년의 경험으로 인해 진상을 응대하는데 노련함이 붙는다는 내용이었다. 서비스에 불만이 있어서 나보다 2~30살이나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해야 할 때 차분해지긴 할 거다. 그러고 보면 해외 영화에서 호텔 컨시어지는 나이가 꽤나 지긋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더 기억해보면 고급 술집이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보면 연령대가 낮지는 않았다.  

 서비스 이용자들이 함부로 대할 수 없게 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겠거니와 고용 유지에 대한 철학이 함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임금인상은 피할 수 없겠지만 그것을 상쇄시킬 수 있는 경험으로 유연한 운영이 가능하겠고, 고객들에게 신뢰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곳은 직원이 안 바뀌는 가게라고.


 아무튼 이슈 메이커 패리스 힐튼의 그 힐튼 호텔에 가서 생경한 장면을 목격하고 우리나라의 현실과 많이 비교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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