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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립국 Apr 23. 2021

오늘의 서술, #35 아버지의 붉은 손

#35 아버지의 붉은 손



            아버지의 붉은 손

 

 다섯 식구인 우리 가족은 각자의 방이 없었다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야 방 3칸 작은 아파트에 들어갔다

 그전까지 단칸, 2칸 방에서 지냈다

 중학생이었을 거다

 형과 나는 다른 방을 사용했는데

 그날은 밤늦게 TV를 보느라 엄마와 동생이 자는 방에 누워있었다

 거하게 취해 들어온 아버지가 엄마와 나 사이를 비집고 누웠다

 술 냄새를 풍기며 더듬더듬 손을 찾다 내 손을

 당신의 사타구니로 가져갔다

 아들의 손이라 생각 못했겠지

 몇 번이고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은 돌아서 눕는 것으로 끝이 났다

 낯 뜨거운 기억이지만

 불쾌하거나 마냥 민망한 일은 아니었다

 집이 작아서라고

 집이 작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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