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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립국 Dec 29. 2023

오늘의 서술, #61 보이 에이

보이 A와 이선균


 보이A라는 영화가 있다. 살인 전과가 있는 주인공이 새 삶을 살아보려 했으나 과거 이력이 밝혀지면서 끝내 생을 마감하는 그런 이야기다. 젊은 청년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이미 형을 살고 나온 상황이라 비교가 그렇지만 이틀 전 이선균이 죽었을 때 생각난 영화다.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된 "잠"에서의 연기가 내가 본 그의 마지막이었다. 부부라면 해결 못 할게 없다며 혼신의 연기로 아랫집 할아버지를 흉내낸 이선균, "나의 아저씨"에선 살인 전과가 있는 아이유에게 그거 아무것도 아니라며 다독이는 이선균은 그저 연기일 뿐이었나. 그의 모든 연기가 그렇진 않았지만, 진한 인상을 남겼던 몇몇 배역을 통해 삶에서 중요한 무언가를 전하던 사람이 스스로는 무너져버린게 안타깝고 모순적이고 그렇다.


살면서 어두운 시기를 맞닥뜨렸을 때,

우리(개인)는 너무 취약하고,

누군가의 어두운 부분을 봤을 때,

우리(미디어)는 너무 매몰차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완전무결하지 않다. 나도 그렇고 모두들 그럴거다. 아무일 없다는 듯 신경끄자는 말은 아니고, 죄는 욕하되 같은 사회구성원으로 섞여서 살아야한다는 생각도 밑바탕에 강하게 품고 있어야하지 않나 싶다. 실패든 실수든 오만이든 그런 사람을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점점 주저앉으면 일어설 수 없게 다시 주저앉히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 주저앉음 뒤엔 죽음이라는 씁쓸한 뒷맛만이 남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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