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누나 방에 불꺼주러 가지 않아도 돼...
* 본 내용은 허브줌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hub.zum.com/banglab/6923
기술만을 강조하다 보면 기술의 함정에 빠지기 쉽죠.
이미 나온 기술이더라도 UX 관점에서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사용하기 편리하고 나아가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이런 Needs에 따라 BANGLAB.(http://www.banglab.com/)에서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을 UX 관점에서 토론해 보고 그 결과를 정리해서 공유합니다.
<Tech보다 UX> 전체 보기 : https://brunch.co.kr/magazine/uxovertech
IoT라는 단어가 나온 이후 많은 사람, 많은 회사에서 다양한 기기들을 IoT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집과 관련하여 Home IoT라는 이름이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나온 제품은 바로 조명이었죠.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시나리오는 모두 비슷했습니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현관문을 나서 문을 잠갔는데 불을 켜둬서 다시 문을 열고 들어가서 꺼야 한다. 지각이다….”
“집을 며칠 비워야 할 때 도둑이 들까 염려된다.”
“피곤해서 잠시 누워있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깼는데, 불을 끄러 가기 귀찮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여러 회사에서 기존 전구를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 전구 제품을 선보였고, 내세운 메인 기능은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LED를 사용해 수명은 더 길게 하고,
2. 블루투스나 Wi-Fi 기술을 탑재해 모바일 앱과 연동함으로써 벽에 있는 스위치를 물리적으로 조작하지 않고도 불을 켜고 끌 수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지난 2015년 Tech보다 UX 3회에서도 스마트 전구 제품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사실 LED 전구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격이 꽤 비쌉니다. ‘스마트’ LED 전구는 모바일과 연동해야 하므로 하이테크(Bluetooth, Wi-Fi 같은….)가 탑재됐다는 이유로 더 비싸죠. 애초에 집 전구가 수명을 다해서 전구를 바꿀 계획이 있었거나 새집으로 이사를 하려고 해서 내부 인테리어를 싹 뜯어내는 중이라면 모를까. 게다가 가족 여럿이 함께 사는 집이라면 조명의 개수가 많아서 집 안에 있는 모든 전구를 스마트 LED 전구로 바꾼다는 건 가계 경제에 꽤 큰 부담을 줍니다.
그래서 나온 제품이 전구가 아닌, 물리적인 스위치를 모바일과 연동해 똑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스마트 스위치’ 제품입니다.
잘 알려진 제품 몇 가지를 먼저 소개합니다.
1. Belkin, WeMo® Light Switch (해외)
2. 반디 (국내)
3. Silo Smart Switch (국내)
사진 속에서도 잘 보이듯이, 위의 제품들은 모두 매립형입니다. 매립형의 경우 두 가지가 문제로 대두합니다.
기존의 스위치를 제거하고 스마트 스위치를 전선부터 새로 연결해야 한다.
주거하는 집이 자가 소유가 아닐 경우 이사할 때 뜯어서 가져가야 한다.
최신 기술이 탑재된 제품일수록 20~30대를 타깃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정보를 더 빠르게 접할 수 있는 20~30대가 소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20~30대는 1인 가구가 많고, 전세나 월세에 사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그런 집에서 전원 스위치를 뜯어내고 바꾸는 것이 부담이죠.
그래서 나온 제품이 스위처입니다.
제품명 : 스위처 (Switcher)
가격대 : 한 달 단위 대여 방식으로, 한 달에 1,800원. 첫 달은 무료로 사용하고, 한 달 후에 연장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 한 달, 1년, 2년, 3년 결제할 수 있으며, 연 단위 계약 시 1년 단위로 결제된다. 1년 17,000원(1,430원/월), 2년 : 28,000원(1,170원/월), 3년 : 35,000원(990원/월)
배터리 : 3시간 충전하여 두 달 사용 가능
크기 : W:7.4 H:13.3 Z:2.5 (cm) / 무게 : 1버튼: 106g, 2버튼 : 126g
디자인 : 모서리가 둥근 육면체를 띄고 있으며, 기존에 사용하던 버튼 위에 부착하여 사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1 버튼, 2 버튼 스위치용으로 나와 있고, 국내에 나와 있는 토글식 전등 스위치와 모두 호환할 수 있다. (눌러서 켜고 끄는 버튼식, 터치식 스위치 사용 불가)
홈페이지의 대표 화면에 쓰인 문구에서 볼 수 있듯이, 스위처는 ‘불을 끄러 가는 머나먼 여정을 해결’하기 위해서 탄생한 제품입니다. 그럼 생활 속의 어떤 불편한 UX를 해결하고자 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UX 관점 #1 : 출근 준비를 마치고 현관문을 나서 문을 잠갔는데 불을 켜둔 것이 떠올라, 다시 문을 열고 신발을 벗고 들어가 불을 끄지 않아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UX 관점 #2 : 피곤해서 잠시 누워있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깼는데, 불을 끄러 가기 귀찮다.
시나리오(솔루션)
스위처 앱을 통해 조명을 켜고 끌 수 있다.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가 불을 끄기 위해 다시 일어나지 않아도 불을 끌 수 있다.
또, 다른 방에서 자던 아이가 깨서 울 때 불을 켜려고 일어나 벽을 더듬거리며 스위치를 찾지 않아도 스위처 앱으로 불을 밝힐 수 있다.
사용 기술
Bluetooth 연결 (스위치와 스마트폰의 pairing), 위젯으로 더 빠르게 켜고 끄는 동작 수행
UX 관점 #3 : 집을 며칠 비워야 할 때 도둑이 들까 염려된다. 주기적으로 불을 켜고 끌 수 있었으면 좋겠다.
UX 관점 #4 : 아침에 깨워줄 사람이 없다. 알람 소리를 잘 듣지 못해서 못 일어날까 우려된다.
시나리오(솔루션)
알람 기능을 탑재하여 정해진 시간에 켜고 꺼지도록 한다.
깨워줄 사람이 없어도 아침에 자동으로 불을 켜서 잠을 깨워주고, 며칠간 집을 비울 때도 정해진 시간마다 불을 켜고 꺼서 도둑을 예방할 수 있다.
더불어 반려견이 혼자 집 안에 있을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사용 기술
Bluetooth 연결 (스위처와 스마트폰이 연결됐을 때 알람을 설정하여 스위처에 저장해둠)
UX 관점 #5 : 월세/전셋집이라 2년 후에는 이사를 가야 해서 설치가 어렵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나리오(솔루션)
기존에 사용하던 스위치 위에 벨크로를 부착하여 거치하는 부착식이다.
비고
초기 버전(스위처 W)에서는 자석을 이용하여 부착하는 방식이었는데, 리뉴얼됐다.
UX 관점 #6 : 돈이 너무 많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나리오 (솔루션)
한 달에 1,800원을 내고 빌려 쓰는 방식이라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첫 달은 무료로 사용하고 연장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 한 달에 1,800원이라 1년, 2년, 3년 결제할 수 있으며, 연 단위 계약 시 1년 단위로 결제됨.
1 버튼, 2 버튼을 제공하므로 스위처 하나로 조명을 2개까지 제어할 수 있다.
비고
연 단위 계약 시, 계약한 햇수만큼 새 제품이 나오면 교환해준다. (1년 1회, 2년 2회, 3년 3회)
스위처 제품이 탑재한 기술은 Bluetooth 한 가지이지만 실생활에서 느끼는 다양한 불편한 점을 해소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또, 스위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프로토타입을 최대한 빨리 만들어 사용하고 이를 고객에게 선보여 피드백을 받는 린(Lean) 방식을 제품에 녹여내고 있다 보니 기능이나 디자인이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주기적으로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매번 새 제품을 구매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으므로 연 단위 사용자에게는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방식으로 기존 고객도 새 제품을 사용해보고 새로운 기능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1세대 스위처를 2세대 스위처로 교환해주는 행사를 열어 새로운 기능인 알람, 위젯과 더 길어진 연결 거리, 더 좋아진 배터리 성능을 기존 1세대 고객들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후속 제품에서는 외부에서 원격으로 스위처를 제어할 수 있도록 Wi-Fi 기술을 탑재한다고 하는데요, 이번엔 또 어떤 불편함을 해소하고 감동을 주는 UX를 선보일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