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츠는 사랑이야

by 반고

우리 집 거실 탁자는 고다츠다. 일본식 난방 기구인 고다츠는 상판과 다리가 분리되어 사이에 이불을 넣을 수 있다.


봄에서 가을까지는 상처럼 쓰고 겨울에는 천을 끼워 전기를 연결한다. 고다츠 안에 다리를 넣고 스위치를 켜는 순간 웽~ 하는 소리와 함께 따뜻한 온기가 퍼진다.

여름 동안 사방이 뚫린 고다츠를 외면하던 위니는 겨울용 고다츠를 개장하면 신난다.


이불이 밀려들어 간 방향을 보면 어느 쪽으로 들어갔는지 금세 알 수 있는데, ‘위니 어딨니? 위니 어딨어?’하고 부르다가 천을 들추면 숨바꼭질이 따로 없다.


눈이 마주치면 ‘에이 들켰네.’하는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밖으로 나온다.


고다츠가 있으면 위니가 나를 찾는 횟수가 줄어든다. 겨울 고다츠는 베이비시터 한 명 몫을 해낸다.


외출할 때 위니가 동굴에 들어가 있으면 살짝 천을 올려 인사하고 나가는데, 가거나 말거나 시큰둥한 모습이 섭섭할 정도다.


어느 날, 오랫동안 어두운데 들어가 있으면 우울하지 않을지 걱정이 들었다. 내가 위니 입장이 되어 고다츠 안에서 밖을 내다보니 이불에 얼기설기 구멍이 있어서 그렇게 깜깜하지 않았다.


‘이만하면 괜찮겠구나.’ 하고 안도하며 고개를 뺐는데, 이불에 밴 꼬순내에 취해서 순간 정신이 아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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