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교정술 후, 안경 없이 살았다. 몇 년 전, 눈이 침침하고 답답한 게, 올 것이 왔나 싶었다. 노안이라고 했다. 안경을 다시 쓰기 시작한 후로 비슷한 안경을 몇 번 맞추었더니 어느 순간 밋밋한 안경이 지겹게 느껴졌다.
‘흠흠, 남들은 빨강, 보라, 호피 무늬 등 희한한 안경을 잘 소화하던데, 나도 좀 대범한 안경을 써볼까?’
마음을 굳게 먹고 안경원을 찾았다. 색이든 모양이든 어딘가 하나는 파격적인 걸로만 보여달라고 했다. 최종적으로 고른 것은 위쪽은 육각형 도형처럼 평평하고 아래쪽은 반원처럼 둥그런 테 였다.
안경사가 렌즈를 깎는 동안 사장님은 안경집을 꺼내어 리을처럼 생긴 플라스틱 클립을 집어넣었다. 안경을 접을 때 쓰는 거라고 했다. 아뿔싸, 내가 고른 안경테는 다리와 몸통이 하나로 된 디자인으로, 접을 수가 없는 거였다. 탄성이 좋아서 착용하기 편하고, 나사가 헐거워져 다리가 빠질 일 없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장점은 그렇다 쳐도 안경다리를 구부린 다음 클립으로 고정해 통에 넣는 게 몹시 귀찮아 보였다. 사장님은 내 불안을 읽었는지, ‘안경테를 접을 일이 좀처럼 없다, 안경을 벗을 일도 잘 없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오늘 써본 것 중에 디자인이 제일 마음에 들어서 그냥 하기로 했다.
새 안경을 며칠 써보니.... 과연 불편했다. 외출했다가 안경을 벗을 일이 생기면 둘 데가 마땅치 않았다. 그전까지는 상의 옷깃에 걸었다가 글씨를 다 읽고 나서 착용했는데, 다리가 납작해지지 않는 이 안경은 옷에 벙벙하게 달려있다가 떨어지기 일쑤였다. 변신을 추구하긴 했어도 이 정도까지 바란 건 아니었다. 디자인만 보고 성급히 구매한 것을 후회한다. 다음 안경은 다시 접히는 걸로 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