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야기 >고민보다Go : 걱정만 하긴 꽤 젊은 교사들의 수업 에
편집자주] 2020 겨울호에서는 특성화고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신 김민범 선생님(인천 부평공고)을 만나보고자 한다. ‘학생이 수업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라’는 주변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자신만의 역사 수업을 만들고 계신 김민범 선생님께 응원을 보낸다. 또한 첫 발령지에서 여러 고민을 하고 계실 신규 선생님들께, 평범(?)하지 않은 학교에서 학생과의 교감과 수업을 연구하고 계실 선생님들께 김민범 선생님의 이야기가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
>> 김민범(인천 부평공고)
2020년 전국역사교사 모임 회보에 올라온 정일배 선생님의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작년 수업에는 미얀마, 파키스탄 쪽 다문화 학생이 있었고, 올해는 저희 반에 중국인 다문화 학생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일배 선생님의 고충이 더욱 와닿았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어려움 속에서도 구술사, 게임형 수업 등 다양한 수업 모형을 구상하셔서 학생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역사 수업을 계획하고 계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역사 용어만 쉽게 풀어주면 다문화 학생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제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연수, 끊임없는 수업 연구를 통해 학생들과 더 좋은 수업을 나누려는 선생님의 노력을 보며 제 편의만을 생각하기보다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수업을 할 수 있는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1. 만만찮은 특성화고의 역사 수업
제가 근무하는 곳은 인천 부평공업고등학교입니다. ‘역사’라는 과목을 비교적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문계 고등학교나 중학교가 아니라 특성화고에 재직 중입니다. 중등교사 임용시험 합격 이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발령 학교를 보았을 때 ‘공업고등학교’라는 이름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던 작년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나마 한국사 성적이나 수능에 집착할 필요가 없으니 다양한 수업 모형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잠시, 역사 수업은커녕 수업 자체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의 모습을 맞닥뜨리고 저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저보다 1년 먼저 부산에서 합격한 대학 후배는 각종 수업 모형을 활용해 수업을 하고 학생들이 만든 결과물들을 저에게 자랑하는데, 우리 학교 학생들은 수업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교사 지인들을 아무리 찾아봐도 특성화고에 재직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다 보니 제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들도 없었습니다. 주변 선생님들께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여쭤보더라도 ‘자기 수업에 자신감을 가지라.’는 제게 과분한 답변들만 돌아왔습니다.
학생들에게는 저의 역사 수업 시간이 ‘시간 떼우기’ 내지는 ‘고문’이었습니다. 작년 1학기 내내 수업 준비를 하면서도 너무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자포자기 상태로 수업에 들어갔고 거의 모든 수업이 저 혼자 떠들다 나오는 수업이었으며 이로 인해 수업에 대한 자신감은 뚝뚝 떨어져 갔습니다. 이렇게 절망만 하고 있기엔 저와 학생들에게 주어진 수업 시간이 너무나도 아까웠기에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해보기도 하고 학생들에게 개선점이나 수업에 필요한 점들을 물어보았습니다. 그 결과 저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의 무기력이었습니다. 학생들의 무기력을 타파하기 위해서 다양한 학생 활동을 만들어 보았지만 학생들은 흥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역사교육론 때 공부했던 것과는 달리 학생 활동을 만들면 만들수록 ‘학생 활동이 어렵다.’, ‘이런 거 왜 하냐’는 반응만이 나왔습니다. 간혹 학생 활동 자체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있었지만 다음 수업 전시 학습 확인 때 했던 그 ‘활동’만을 기억하지, 수업 내용은 거의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거꾸로 수업 등의 방법도 활용해 보려고 했지만 본시 수업도 안 듣는 학생들이 수업이 아닐 때 영상을 볼 리가 없었고, 방과 후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의 반발 또한 거셌습니다. 어차피 자기들은 못 외울텐데, 이런 식으로 복잡하게 공부하면 뭐하냐.‘는 식이었습니다.
두 번째, 역사 수업 때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내용이 너무 많고 어려웠습니다.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 문과를 졸업해 역사를 전공했기 때문에 한 차시에 학생들과 함께 다루는 내용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교과서, 사료, PPT의 내용은 한 번에 듣고 이해하기엔 너무 많은 내용이라는 학생들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또한 책보다는 게임, 유튜브에 익숙한 학생들, 여가 시간에 책 읽을 시간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에게 역사에서 나오는 한자 용어는 너무나도 생소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의 어려움은 학생들이 무기력해지는 원인이 되었고 이러한 과정이 무한 반복되었습니다. 수업과 관련된 연수나 참관에 많이 참여해 보았지만 단순히 수업 모형을 바꾼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세 번째, 학생들이 역사 수업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다른 전문 교과 수업들도 자신들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전문 교과 과목들의 사정도 이러한데 보통 교과, 그 중에서도 특히 암기 과목으로 소문난 역사 수업을 열심히 들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다수였습니다. 실제로 수업 중에 ‘이런 거 굳이 배워야 하냐.’는 질문을 던지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도구적인 이유든, 본질적인 이유든 역사를 배우고 알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렇듯 수업에 대한 고민이 점점 커져갈 때 연구부장 선생님께서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수업에 대해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학생과 선생님이 무엇을 주고받을 수 있냐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과 가까워지는 것이 우선이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문득, 제가 계획한 수업을 저 혼자 해 나가는데 급급해서 학생들의 반응을 지켜보긴 커녕 학생들을 억지로 끌고 가 수업에 참여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억지로 학생들에게 ‘역사적 인물이 되어 일기’를 써 보라거나 이해하지도 못한 사건들을 ‘탐구’, ‘분석’, ‘비교’, ‘분류’하라고 하니 학생들에게는 역사 수업이 더 부담이 되었을 것 같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자신들이 활동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고 선생님들의 강의식 수업에 더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양한 학생 활동보다는 가장 기본적인 강의식, 그 중에서도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는 이야기식 수업을 하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학생들이 특히나 힘들어하는 정치사 부분이나 많은 왕들의 업적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소개하거나, 분절적으로 구성된 여러 사건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는 방법으로 수업을 구성했을 때 수업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짐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더욱 수업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단순히 척준경이 이자겸과 함께 금과의 사대 관계에 찬성했다는 이야기보다 척준경이 여진과의 전투에서 수많은 공을 세운 전쟁 영웅이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주며 여진과의 전쟁의 참혹함을 직접 경험한 척준경이라면 당연히 금나라에 사대를 하면서라도 전쟁을 회피하는 편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라고 이야기하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였으며 조선 태조 ~ 성종까지의 정치사도 ‘어느 왕이 어떤 정책을 실시했다.’라는 내용보다는 ‘왕과 신하 간의 정치 주도권을 둘러싼 이야기’라는 의미로 수업을 하니 학생들이 태조 ~ 성종까지의 정치 세력 간 관계와 의정부 서사제, 6조 직계제 같은 정치 구조를 쉽게 받아들였습니다. 제도사를 제외한 부분은 최대한 수업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했고 학생들 또한 이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모든 역사적인 내용을 다 가르칠 순 없더라도, 학생들이 고등학교 때 한국사 수업을 들었다면 굵직한 역사적 사건이나 역사적 흐름 정도는 이해하고 기억해 낼 수 있도록, 박물관에 갔을 때 유물, 유적을 통해 신라가 어떤 나라였는지, 조선이라는 나라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지 정도는 생각해 낼 수 있는 학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역사의 큰 흐름만 기억한다면 졸업 이후 학생들이 역사 공부에 필요성을 느끼게 되더라도 자기가 가진 기억에 잔가지를 키워나가듯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자 모든 내용을 다 가르쳐야겠다는 부담이 사라졌습니다. 내용을 줄이되, 학생들이 역사적 사건이나 시대에서 꼭 알아야 하는 내용만을 가르치기로 했습니다. 예를 들어 조선의 전기의 제도를 가르칠 때 중앙 제도뿐 아니라 지방, 군사, 관리 임용, 교통, 통신 등 다양한 제도들이 등장을 하지만 그 중 조선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제도는 중앙 제도에서는 의정부 서사제와 삼사, 지방 제도에선 유향소라 생각을 했습니다. 사대부들이 향촌 사족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향촌 사족들의 자치를 보장해줄 수 있는 제도인 유향소와 왕이 모든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재상들의 보좌를 받아 나라를 운영해 나가는 의정부 서사제를 기억한다면 학생들이 ‘조선 전기’라는 시대를 대강이나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빽빽한 판서나 학습 자료의 양이 줄어들자 학생들은 ‘이 정도는 공부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했고 역사 수업을 조금씩 듣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역사 용어를 최대한 쉽게 풀어주는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역사에서 나오는 용어들이 한자어로 구성이 되어있거나 현재와 쓰는 용어가 너무 달랐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운 역사 용어가 많았습니다. 고위 관리들인 ‘재상’을 ‘재산’과 비슷한 단어로 알아듣는 학생들, 서양 ‘열강’들을 ‘열공’과 비슷한 의미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다보니 최대한 용어를 쉽게 풀어주어야 했습니다. 역사 용어의 한자를 풀어 설명하거나 학생들이 잘 알고 있는 용어와 비교해서 설명해주니 학생들도 수업에 부담을 덜 느끼고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역사 수업에 흥미를 이끌어 내기 위해 거창한 활동보다는 소소한 게임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이 역사적 사고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역사에 어떻게든 흥미를 붙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역사 수업에서 작은 것이라도 성공을 경험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시 학습이나 형성평가에서 간단한 초성 퀴즈, 스무 고개 등의 게임을 이용해 학생들의 흥미를 끌어냈습니다. 구체적인 역사적 사고력을 평가할 순 없지만 학생들은 스무 고개나 초성 퀴즈를 맞히면서 역사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실들이나 사건들을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 왕건, 영 · 정조의 정책을 분류하는 분리수거 활동, 복잡한 조약이나 용어를 반복해서 외우기 위한 리듬 게임 등을 이용해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이것만은 알아야 한다.’는 개념들을 외울 수 있게 했습니다.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평가는 ‘~~을 한마디로 표현해보기’를 통해 학생들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피드백 해주었습니다. 칭찬보다는 질책에 더 익숙했던 학생들은 수업 시간 중의 성공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역사 수업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게임은 역사적 사고력이나 연대기 파악력을 길러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일단 역사에 흥미가 생겨야 하기 때문에 간단한 게임으로라도 학생들이 역사 수업에 흥미를 붙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학생들이 역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자 학생들이 저에게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를 묻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너희가 생각하는 ‘역사’는 뭐냐? 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 ‘옛날 이야기’ 등과 같은 정석적인 답변 뿐만 아니라 ‘이제부터 선생님이 가르칠 것’ 등의 답변들도 많이 나옵니다. 평소 같으면 그런 얘길 왜 하느냐는 반응이 나올텐데, 역사 수업에 흥미가 붙기 시작하자 간단한 질문에도 다양한 답변들이 나옵니다. 언젠가 어떤 학생이 ‘제가 오늘 교과서에 한 낙서도 역사가 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한 자신의 기분이나 생각을 기록해 둔다면 그 또한 역사가 되는 것이고, 여러분들 또한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면 졸거나 딴 짓을 하던 학생들도 의젓하게 역사 수업을 들을 준비를 합니다. 특히 근현대사 수업 중 학생들이 주도했던 독립운동, 4 · 19 혁명, 6월 항쟁 등의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수업을 할 때면 자신들 또래의 학생들이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신기해하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업 중 학생들이 살고 있는 인천 지역과 관련된 내용이 나올 때 꼭 ‘너희가 살고 있는’ 인천과 관련된 인물과 지역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문벌귀족 이자겸의 본관인 경원이 인천이라는 사실, ‘양요 전개 과정 지도에 나와있는 부평현의 위치’, ‘대몽항쟁기 수도였던 강화도’ 등 역사적 사건들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생생하게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학생들 또한 열심히 수업을 듣게 됩니다. 수업 전후 짧은 5분 정도의 이야기를 통해, 혹은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역사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라 생각할 때 학생들은 ‘역사’라는 과목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만의 역사관을 정립해 나갑니다.
또한 문화 파트 수업 때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강조합니다. 실제로 유물, 유적을 볼 때 한국사 문화 파트 때 배웠던 지식만큼 유물, 유적의 가치를 더 많이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6개월 정도 박물관 인턴 직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기 때문에 박물관이나 유적지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만한 지식들을 수업 중에 한두 가지씩 더 이야기해줍니다. 이러한 수업 중에 학생들은 역사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이 ‘의미 없는 죽은 지식’이 아니라 ‘살아있는 유용한 지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업 시간에 굳이 ‘시험을 잘 치기 위해서’,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라는 역사의 도구적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학생들이 스스로 역사의 중요성을 다시 되새겨 보며 역사 수업을 듣는 모습을 보면 저 또한 ‘열심히 수업 준비를 해 와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정리하지 못하고 쏟아낸 것 같습니다. 저 나름대로 생각하고 실행한 방법들로 인해 학생들이 역사 수업에 관심을 보이게 되면서 일방적인 수업이 아닌 학생들과의 교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좋은 수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에 대한 애정인 것 같습니다. 처음 수업 시간, 내가 원하는 수업을 해야한다는 사실에 급급해서 학생들과의 소통은 고려하지 않고 제 수업만 하기에 급급했습니다. 학생들이 어떤 반응을 하는지, 어떤 기분인지 알려고 하지 않은 채 제 만족을 위해 수업하기 바빴습니다. 그러나 수업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학생들과 눈 한 번 더 마주치고, 학생들의 재치 있는 질문에 더 성실하게 답변해주고, 수업 전 · 후로 학생들과 사소한 대화 한 마디를 더 들어주면서 학생들이 마음을 열게 되었고, 학생들 또한 제 수업을 최대한 열심히 들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사춘기 청소년들은 누구보다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이 고플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관심을 얻고 선생님들과 진심으로 교감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길 바라고, 이러한 수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년 마지막 한국사 시간에 한 학생이 수줍게 와서 ‘선생님 덕분에 한국사 시간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계속 생각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라고 이야기했던 생각이 납니다. 시행착오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수업이었지만 제 노력이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진 것 같아 너무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온라인 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하고 있어 학생들과의 소통이 작년보다는 부족하지만 역사에 차츰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학생들에게 더 즐거운 수업 시간이 되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와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논어에 ‘有敎無類’라는 말이 있습니다. 배움에는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역사를 비롯한 보통 교과가 특성화고 내에서도 비교적 중요도가 떨어지는 과목들인 것도 사실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던 시기가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수업을 담당하시는 선생님들이 자신의 수업을 필요없는 수업이라 단정 짓고 수업을 하신다면, 그로 인해 학생들 또한 역사 수업에 관심없이 졸업을 하게 된다면, 그 또한 특성화고 학생들에 대한 차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수업, 애정을 보여줄 수 있는 수업을 위해 노력한다면 학생들이 역사 수업에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참여할 것이고, 선생님들도 신나는 수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부족하나마 저부터라도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두서없이 쓴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특성화고에서 더 나은 수업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역사 선생님들 파이팅입니다.
편집자주] ‘고민보다Go!’는 ‘역사교육’ 2019 여름호(125호)부터 신설된 코너입니다. 그간 회보에 많은 수업 사례가 실렸었는데요, 많은 선생님들께서 ‘회보에는 화려하게 성공한 수업 사례 위주로 실리는 것 아닌가’라는 뼈아픈 의견을 주셨습니다. 사실 성공한 수업 이면에는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는 것. 우리 다 알고 있지 않나요?
보기만 해도 아프고 부끄럽지만……, 그래도 ‘나만 그런 건 아닐 거야’하고 위로를 받고 싶으신 분들, 추후 수업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싶으신 분들 모두 모두 두 팔 벌려 격하게 환영합니다.*_*
‘고민보다Go’에 참여하신 분들에게는 소정의 원고료와 함께 다음 타자 선생님께 받으실 따뜻한 위로와 격려라는 작은 선물이 제공될 예정입니다. 수업, 업무, 담임에 지쳤을 때 동료들의 단단한 지지로 에너지를 회복해 보시면 어떨까요. 선생님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