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나라 “러시아”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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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하반기 직무연수(러시아사) 후기

>>이이슬(충북 청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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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학교나 마찬가지겠지만, 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다보니 시수는 제한적이고 내용이 너무 방대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점차 이것을 핑계로 또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명분으로 내가 쉽게 접근 할 수 있고 자료가 많은 주제 위주로 수업을 준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4년차에 접어드니 전공지식도 아득해지고 점점 부실해지는 내용지식을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연수를 찾던 중 학부생 때도 많이 들어보지 못한 러시아에 대한 연수가 있어 반가운 마음에 또 나의 부족한 내용지식을 채울 수 있다는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신청하게 되었다.



첫째 날:1강 제정러시아 시기의 역사

사실 러시아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류한수 교수님의 이 강의를 듣고 러시아에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가장 흥미로운 내용은 러시아의 종교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러시아에서 국가의 기틀을 세우기 위해 종교를 수용하기로 하고 난 후, 그 후보가 여럿 있었다고 한다. 로마카톨릭, 동로마정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그 중 동로마정교를 선택하게 되는데 그 이유가 흥미로웠다. 그 이유는 동로마 정교가 아름답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유와 관련된 사료도 놀랐지만 그 다음으로 보여준 사진자료를 보고 더욱 놀라웠다. 그들의 성당 내부나 외관이 정말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비잔티움 제국이 멸망한 이후에 초기 기독교를 엄격하게 지키고 그것을 계승한 나라가 러시아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실제 예수의 생일은 봄(부활절)쯤 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크리스마스는 유럽 대륙에 있던 태양신의 행사를 교황이 타협하여 취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러시아에서는 본래 예수의 생일인 부활절 행사를 더 크게 치루며 자신들이 초기 기독교를 엄격히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여긴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다. 외적인 아름다움과 기독교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만들어낸 문화를 직접 보고 싶어졌다. 또한 기존에 얼마나 러시아에 대해서 무지했던 것인지를 깨닫고 새로운 지식도 알게 되어 알차게 금요일 저녁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날:2강 러시아 혁명과 내전/3강 신경제정책과 스탈린주의의 등장

하루 종일 노경덕 교수님께 러시아 혁명에서 2차 세계대전 전까지를 들었다. 이 부분은 서양사총론을 통해 접해본 적이 있어 반갑기도 했지만, 부족한 능력으로 몇 번 읽다가 포기한 부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교수님의 설명과 자료를 함께 들으니 이해를 못했던 부분이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사상에 대한 설명이었다. 마르크스는 사회주의의 한 갈래로 다른 사회주의와는 큰 차이점이 있었다. 가장 큰 차이는 다른 사회주의가 신뢰하지 않는 이론인 ‘역사 유물론’을 중요한 이론적 토대로 여긴다는 것이었다. 역사적 유물론에 대하여 생산양식에 따라 진보한다는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이 사상의 근간이 이후에 러시아(소련)가 하는 선택들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게 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즉, 러시아는 혁명으로 이미 진보되었기 때문에 ‘이전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인류의 진보를 되돌리려는 것이기에 혁명을 지키려고 유지하는 데 그 이유의 토대가 역사유물론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자본주의로부터, 내외부의 적으로부터 러시아를 지키기 위해 ‘반동(인류의 진보를 되돌리려는 사람)’을 색출하고 단속하고자 하는 것으로 현실적 대응이 연결된다고 한다. 평소 역사를 공부하면서 ‘반동’ 혹은 ‘반동분자’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숙청하는 것에 대해 많이 들었음에도 반동에 그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셋째 날:4강 전시 스탈린주의와 냉전의 시작/5강 탈스탈린주의와 소련 해체

연수 중 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내용이 가장 흥미로웠다. 특히 류한수 교수님께서 2차 세계대전의 전쟁 구역을 비교하여 설명해주시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현재 가르치고 있는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는 전쟁에서 미국의 역할, 서부전선(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주로 나오고 동부전선과 관련된 독소전쟁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스탈린그라드 전투 정도만 연표에 써져있을 뿐이다. 또한 교수님께서 일반적인 통념(영국의 치열한 항전,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저항, 미국의 참전 등으로 전세가 호전되고 독일은 소련의 동장군으로 말미암아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했다.)이라고 제시해주신 자료가 내가 알고 있던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였다. 그 통념들을 하나씩 깨면서 설명해주시니 더 흥미로웠다. 기존에 얼마나 소련을 배제한 미국 중심의 치우친 역사를 배웠나 깨닫지 못한 점이 반성이 되었다. 전년도에 아이들에게 2차 세계대전의 분위기를 느껴보라는 의미로 ‘라이언일병구하기’라는 영화를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2차 세계대전과 관련해서 서부전선을 강조하는 교과서에 더 강조하는 격이 된 것 같아 아이들에게 객관적인 시선을 제시하지 못한 마음에 부끄러워졌다.


전쟁 과정 중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애너미 앳 더 게이트’라는 영화를 통해서 설명해 주셨다. 미국에서 만든 영화라 소련을 가난하고, 무자비하고, 어리석게 표현되는 장면들에서 멈추어 사실과 비교해서 설명해 주셨다. 예를 들면 적은 병력으로 싸우는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전면돌격전을 하는 장면에서 잠깐 멈추어 실제로 스탈린그라드에서 그런 작전을 펼친 장군이 있다면 엄청난 비난과 함께 참수형에 처할 것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실제로는 그런 전투가 없는데 그 영화에서 소련군이 어리석게 표현되는 부분이라고 한다. 영화를 볼 때도 어느 나라에서 어느 시각을 가지고 만드는 것인가도 알아보면 더욱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류한수 교수님께서 영화를 보여주며 ‘팩트체크’를 하시는 강의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재미가 있었다.


주말 내내 연수를 들으면서 즐거움, 뿌듯함과 함께 평소 하던 고민이 깊어졌다. ‘교과서에 쓰이지 않은 내용이지만 공공연한 사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에 대한 것이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관련해서 수많은 희생자와 전쟁에서의 큰 역할을 수행한 소련이 거의 기술되지 않는다는 점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국가 공무원으로서 역사 교사는 ‘교육과정에 나와 있는 즉, 교과서에서 의도하는 것을 수업에 어떻게 담을지’를 고민해야 하는지, 이렇게 교과서에는 서술되어있지 않더라도 연구 성과 등을 포함하여 의미를 찾아 수업을 고민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다. 현재 가르치고 있는 중3은 내신이 끝나고 시험의 부담이 없는 기간이여서 학급에서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말 내가 원하는 수업을 하고 있다. 내가 너무 재밌게 배우고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빨리 알려주고 싶어 이번 연수에서 배운 소련의 역할을 강조하며 2차 세계대전의 내용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일부 아이들은 역사책이 정답이 아니라는 이야기에 흥미롭기도 했지만, 교과서에 안 나오니 고등학교 시험에도 안 나올 이야기를 왜 하느냐는 반응이 있기도 했다.


‘무엇을 어떻게 수업에 담아내는 것이 의미 있을까’는 더 많은 고민을 해야겠지만, 깊이 공부하고 많이 알아야 한다는 점은 이번 연수를 통해 더욱 확실해졌다. 아는 만큼 치우친 시각을 가르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더 많이 배워야겠다.’는 다짐을 새긴 연수였다. 이런 연수를 준비해주신 전국역사교사모임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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