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노년, 그리고 죽음

by 시 쓰는 소년

존엄한 죽음이라는 말이 있다. 죽음을 맞이하되 비굴하지도, 창피하지도, 부끄럽지도, 민망하지도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표현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그래서 한 번쯤은 마지막 순간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 보게 된다. 나 또한 종종 그런 생각을 한다. 고인들의 삶을 돌아보며, 그들이 어떤 시간을 살아냈고 죽음의 문턱에서 어떤 마음으로 머물렀을지를 헤아려 본다.


우리가 유의미한 노년과 죽음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본다는 것은 어쩌면 다행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그런 미래를 깊이 상상해 보지 못한 채 현재에만 매달려 살아가기 때문이다. 죽음 앞에서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돌아가신 어머니는 비교적 담담하게 그 시간을 받아들이셨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노년과 죽음에 대해 유독 자주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쁘게 살아간다고 여겼지만, 삶의 끝을 가늠해 볼 여유가 있다는 것은 아직 마음에 공간이 남아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장수의 축복은 단순히 나이의 많고 적음에 있지 않다고 한다. 백 년을 사는 것보다, 백 년의 시간이 필요할 만한 의미를 삶 속에 남기는 데 있다고. 노년은 그런 의미에서 삶을 천천히 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열정을 품고 달려온 청년과 장년의 시간을 지나, 관록이 스며든 고요한 시기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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