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인(人)’ 자를 쓰는 업(業)에 대한 관(觀)
우리가 업으로 삼는 일 중에 해당분야의 전문가를 이야기할 때에는 '집 가(家)가 붙지 않은' 업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군인과 시인이다. 군인(軍人)과 시인(詩人) 모두 ‘사람 인(人)’ 자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언어적 공통을 넘어, 각자의 역할 속에 담긴 ‘사람됨’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한다.
최근에 나는 군인임을 스스로 밝힌 이후에 소소한 격려와 응원을 받게 되었다. 직업적 특성 때문에 늘 정제된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고, 표현할 수 있는 범위에도 스스로 선을 그음으로써 다소 축소된 범위 내에서 글을 써왔던 것 같다.
소위, 창작이라 함은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는 공간, 그것에서 나만의 소중한 무언가를 찾아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까지 그러지 못하였다. 나는 스스로 절제하고 선을 그어 버림으로써 틀에 갇힌 생각 속에서 주제를 선택하고 글을 써 왔지만 이제는 그 줄을 싹둑 잘라버리고, 조금씩 진정한 마음으로 세상과 소통하려고 한다.
나는 위의 제목과도 같이 군인(軍人)과 시인(詩人)-정확히 말하면, 군인은 맞고, 시인을 지향하는 사람-이다. 시로는 정식 등단을 하지 않은 상태이고 자작시 쓰기를 즐겨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시인이 꼭 정식 등단을 해야만 시인은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공인을 받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신춘문예'이 네 글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군인과 시인. 이 둘을 어느 정도 함께 하고 있는 입장에서 왜 이 둘은 '사람 인(人)' 자를 쓰는 업이 되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고 공통점을 몇 가지로 정리해 봤다다.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이니 이해해 주시길^^
공동체를 위한 헌신의 모습이 닮아 있다. 이 둘은 사명자이며, 소명자라고 생각한다. 군인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목숨을 걸고 평화를 지킨다. 한편 시인은 언어로 시대를 지키고, 사람들의 상처와 감정을 대변한다. 이 둘은 누군가에게는 정신적 지주이다.
충성을 대하는 태도가 비슷하다. 군인은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며, 진실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국가 수호에 대한 태도는 사람들로부터 뜨거운 격려와 박수를 받고 있다. 한편, 시인은 진실된 언어로서 감성에 충성하고, 이를 통해 만들어낸 언어가 사람들로 하여금 감동과 감화를 일으키게 한다. 둘 다 진심을 다해 대상에 대해 충성하고 진실된 마음을 보이는 면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고독과 어울리는 업이 아닌가 싶다. 군인은 전, 후방 각지의 극한 상황에서 혼자 버텨야 할 때가 많다. 외로이 고민해야 할 때도 많으며, 그 과정을 고독하지만 이겨내면서 성장한다. 한편 시인은 고독 속에서 시를 쓴다고 생각한다. 주변이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환경에서 시를 쓰시는 작가님들도 많지만, 나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고요와 고독함 속에서 자신의 내면과의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군인과 시인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공통점이 있다보니 누가 권하지도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시를 쓰는 세계로 빠져들게 되었던 것 같다.
군인’과 시인이 지켜야 할 것은 다르지만 둘 다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 세상에 대한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에서 '사람 인(人)'이라는 글자가 결코 우연히 붙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위한 사람, 그것이 ‘군인’이고 '시인'임을 나름 정의해 본다.
늘 푸른 소나무와 같이 변치 않는 모습으로 항상 그자리에 우뚝 서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