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의 노숙인

by 방석영 씨어터
성당의 노숙인 A homeless in cathedral (2022. ink on korean paper. 110x70)

백지상태에서 그려지는 행복, 똑같이 백지에 그려지는 절망 중 단연 더 깊이 새겨지는 것은 후자이다. 그것은 동판에 각인된 후 여러 장 인쇄되어 본의 아닌 타의로 문득문득 전보로 날아온다.

맛보았던 행복은 본의로 언제든 되새길 수 있고, 맛보았던 절망은 타의로서 어느 때고 되새겨진다.

어느 날 알게 되는 것은, 어느 기억에든 자신이 찾던 것은 숨겨져 있다는 것. 날아드는 슬픔의 낱장들도 여러 각도로 돌려보거나 뒤집어 이면을 보면 그것이 앞으로 맞이할 행복의 씨드머니(seed money)였음을 넌지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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