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테논

by 방석영 씨어터
파르테논 Parthenon (2023. ink on korean paper. 70x43)

예전에 썼던 '인내의 끝'이란 말은 어쩌면 삶 중에는 있을 수 없는 말인지 모른다. 사는 줄곧 인내이고 인내의 끝은 죽음의 순간이라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 시간 내내 감사하느냐 불평하느냐에 따라 삶을 쥐느냐 놓느냐가 가름 난다.

나는 충분히 힘껏 감사하다도 간혹 삶을 쥐고 있던 악력이 조금씩 약해져 가거든 그저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버릴 거다. 내가 어딘가에 내던져질 적마다 나는 다시금 건강하고 가볍고 기뻐서 무모했었다. 그러면 헐겁던 손아귀도 도로 조여질 것이다.

누군가 '네 삶이 몇 톤이라도 되느냐' 묻거든, '삶이 무겁다는 건, 짐이 무거운 게 아니라 제 몸무게를 지탱하기 힘들다는 것이네.'라고 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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