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수행함에 있어 처음의 의도란, 지구의 대지와 같이 가장 낮은 곳에 가장 널따랗게 가장 안녕히 펼쳐져 있는 것이다. 나의 책 제2장, 제3장, 제4장을 켜켜이 쌓다 말고 머리말을 돌아보기란 참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지어온 글길이 원의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길을 처음 내딛는 나에게는 멀찍이 가고 있을 나에게 옮겨 전할 옛 민요들과 성근 나무울타리를 잇는 녹이 깃든 돌쩌귀가 있다. 한참을 가다가도 도로 들러 민요에서 뜻을 얻고 돌쩌귀로 엮어가면, 길의 사방을 넘라 들면서도 길을 벗어나지 않을 수 있다.
'될 사람은 된다' 란 말에서 될 사람은 되기로 정해져 있는 사람이 아니라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다. 주저함은 두려움에서 오고 두려움은 자신을 직시하지 못함에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