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

by 방석영 씨어터
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 Odeon of Herodes Atticus (2023. ink on korean paper. 71x70)

누군가를 하대하는 사람은 저급한 사람이고 저급한 사람의 하대에 마음쓸 가치가 없다. 또한 나에 대한 남의 낮은 기대치는 나의 준비 시간을 버는 것이다.

역사에 좋은 흔적을 남긴 사람들은 마음 쓸 곳에만 마음을 쓸 줄 알았던 사람들이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누구나 아기 때 발달하는 '대상 영속성*'을 아주 영리하게 활용할 줄 알았던 사람들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무언가가 당장은 눈앞에 보이지 않더라도 반드시 어디엔가 자신을 위해 존재하고, 자신에게 더 적합한 모습과 시기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믿었을 거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기다리고 오직 그것에 마음을 쏟았던 것이다.

그것을 위해 싸우는 그들의 지속성은 후대의 눈에 발견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에 반드시 행적이 남는다.



*대상 영속성: 피아제의 인지 발달 단계 중에서 첫 단계인 감각운동기에 획득하는 인지 능력으로, 시야에서 사라진 대상도 여전히 존재(영속)함을 아는 것이다. -출처: 다음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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