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의 문 The gate of joke

by 방석영 씨어터
농담의 문 The gate of joke (2025. ink on korean paper. 130x130)

협곡은 다스려지지 않은 힘으로 형성되었고 인간은 골짝에 자리 잡아 조절된 형식의 집을 짓고 인위의 제도를 만든다. 창조란 태초에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에너지의 의도되지 않은 작업과 그 결과물들의 의도적 행위가 만나는 그 자체이다. 그것이 어떤 외관이든 상관없이 이미 그 두 형성 조건으로서 ‘창조’라고 정의될 수 있는 것이다.


‘나’라는 마을은 때로 굽이진 협곡 사이에 있기도 하다. 그 마을이 끝나는 문턱을 넘어갈 쯤 뒤를 돌아보니, 지나온 협곡과 설산들이 마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듯 아주 평온히 제 자리하고 있었다. 분명 거칠고 시려 달음질쳐왔는데, 실은 저리도 아무 일 없는 것들이었다. 시간은 나를 어지럽히는 온갖 잡음들인 것 같아도 결국은 단지 나의 비명일 뿐이며 사방을 막고 있는 단단한 절벽인 것 같아도 결국은 얄팍한 비닐막일뿐이다. 하지만 그 착시와 착각은 인간이 각자의 삶을 끊임없이 창조하게끔 견인하는 필수 조건이다. 나는 그 문을 ‘농담의 문’이라 이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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