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終戰)'이란 전쟁이 끝난다는 뜻과 동시에 새로운 세계를 맞을 태세를 갖추라는 숙제가 내포된 말이다. 인간의 젊음, 시대의 과도는 내적, 외적 전쟁을 불가피하게 한다. 한 차례의 전쟁을 끝낸 후 지치고 낯설어하는 인간에게 능구렁이 이 세계는 설렘을 주는 버스커다.
어지러움을 피하려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가면 저쪽에선 저쪽 다운 치열함을 요구한다. 그쪽 다운 치열함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그 틈에 어디에선가 선빵이 날아오네. 오랜 치열함 후 여기저기 깨지고 튀어버린 조각들은 시나브로 저들 스스로 재편성되어 한층 담백한 '거침'과 '번짐'을 펼쳐내는데, 그것은 유랑단의 모습을 하고 '전쟁'과 '평화'라는 두 공을 아무러찮게 저글링 하며 알싸한 풀피리를 불어주는 이 세계의, 우리를 위한 버스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