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그저 가니 오고 만나니 분리되고 끝나니 시작된다. 내가 그려대고 적어대는 것도 무엇으로부터의 어떤 자극에 대한 반응일 것이다. 솜사탕이 둥글등글 커지듯이 그때그때의 내 반응들이 나라는 존재의 부피를 빙글빙글 늘려간다. 그럼에 일방진행의 시간이란 것은 없다. 한 방향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향해 가는 것이고 우주가 팽창함과 함께 우리의 시간도 사방으로 팽창하며 원을 그린다. 인간은 필멸의 존재이지만 그 필멸은 흔적 없는 무화(無化)가 아니라 다시금 거대한 검정으로 돌아들어가 둥그런 기류로서 침묵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의 생성을 위한 수월래 제식에 동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