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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티로스 Aug 16. 2023

성실함의 척도

성실함의 척도를 잴 수 있나요?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여러 가지 수치들을 측정하고 싶어 한다. 키가 얼마나 컸는지? 나이가 얼마인지? 눈에 시력은 얼마나 떨어졌는지? 혈당 수치는 얼마나 좋아졌는지? 수선할 바지의 허리둘레는 얼마인지? 등과 같은 수많은 수치들을 재야 하기도 하고 그런 수치가 필요하기도 하다. 이런 수치들이 있으면 필요한 만큼의 수치를 더하거나 빼서 사용하면 편하기 때문에, 우리 생활에 뭔가에 대한 수치를 알고 있으면 우선 편안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도 한 번씩 어떤 사람에 대해서 평을 할 때가 있다.(물론 어떤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좋은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예를 들어서, 어떤 대기업에 신입사원을 뽑는다고 가정해 보자. 신입사원 뽑을 때, 면접관들이 첫 번째 보는 것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이다. 이력서를 보면, 그 지원한 사람의 학력, 성적, 경력 등이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와 텍스트로 그 사람이 어떻게 취업을 준비해 왔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왜냐면, 수치상으로 쉽게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상상을 해 본다. 이왕 괜찮은 신입사원 뽑으려면, 더 성실하고 더 꾸준하게 일할 수 있는 그런 신입을 뽑고 싶은 것은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성실함과 꾸준함도 이력서에 수치로 적을 수 있다면, 면접관들은 얼마나 쉽게 신입사원을 뽑을 수 있을까.라는 상상을 해 본다. 


 



며칠 전이었다. 저녁 수업을 하고 있는데, 와야 하는 중3 학생이 아직 등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문자로 연락해 봤더니, 오후에 피곤해서 잠깐 누웠는데, 시간이 이렇게 되었는지 몰랐다고 하면서, 이제 막 출발했다는 답장을 받았다. 


시작부터 그 친구가 지각을 해서, 내 마음이 불편했다. 잠시 뒤 그 학생이 등원하고, 자기가 해야 할 분량들을 하고 있는데, 내가 과제 검사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이 책 숙제뿐만 아니라, 온라인 과제(교과서 본문 암기, 단어시험 기타 등등)는 한 번씩 검사하는 것들이어서, "철수야, 온라인 숙제 한 번 켜 봐~"


내가 이렇게 얘기하니, 그 학생의 얼굴이 당황스러워하면서, 컴퓨터 화면을 켜는데, 안 되어 있는 것이 많았다. 솔직히 화가 났다. 요즘 방학이라고 해서, 생활이 해이해진 학생들이 몇 명 있었는데, 이 친구가 그중 한 명이었다.  그래서 뭔가 충고를 좀 하고 싶어서, 말을 이었다.


"철수야, 이거 매일 해야 되는 것 맞아? 아니야? 네가 네가 할 분량을 매일 꾸준하게 해 두어야 하는데, 며칠씩 미루게 되고, 지난 시간에도 너 하루 결석한다고 했는데, 그때 해야 될 분량도 소화가 안 되어 있잖아."


그 학생은 할 말이 없는지, 또는 죄송한지, 고개를 푹 숙이며 내 말을 계속 듣고 있다.


"너, 꿈이 '파일럿'이라고 했지. 너 신체 조건은 딱이야. 파일럿 되기 딱 인 것 같아. 키도 크고 덩치도 있고, 

그래 나중에 졸업해서 네가 면접 보러 갔다고 생각해 보자. 네가 성적도 되고 해도, 면접에서 떨어질 수 있어.

왜냐?! 면접 볼 때, 면접관들은 면접 보는 사람의 외모도 보지만, 말하는 사람의 눈빛과 자신감, 확신을 동시에 보게 되거든.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그 사람들은 눈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생각해.


그 면접관이 너한테 질문했어. "김철수 씨, 우리 회사에 들어오면 어떻게 생활하실 건가요?"라고 물으면,

너는 "예, 성실하고 꾸준하게 열심히 할 겁니다!"라고 큰 목소리로 대답하겠지.


그런데, 그 대답을 할 때, 눈빛에서 진짜로 그 사람이 평소에도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왔는지, 눈빛에서 파악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해"


"성실함의 척도=눈 빛"


이라고 생각한다. 말할 때의 자신감과 확신은 눈빛에서 나온다고 내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평소에 그렇게 열심히 생활하지 않는 사람이 말로는 열심히 한다고 말할 때, 눈빛에 자신이 없든지, 흔들림이 있든지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 학생에게 평소에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행동들이 꾸준히 반복되어야 그런 행동에 대한 자신감과 자신에 대한 확신이 드는데, 그것이 바로 말할 때, 눈빛과 말하는 태도에서 나온다고 얘기했던 것이다. 


물론, 눈빛에서도 수치로는 측정할 수 없지만, 성실함의 척도는 눈빛으로 가늠할 수 있다는 정도로 마무리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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