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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티로스 Oct 11. 2023

클라쓰를 높이려면 기본기를 더 다져라

수업시간에 손흥민 이야기를 했다

오늘 초5 수업이었다. 이 학생들의 대부분은 초3 때부터 수업했기 때문에, 벌써 서로에 대해서 너무 익숙해진 상태여서, 벌써 나에게도 말을 할 때도 선을 넘으려고 하는 학생들이 있다(선을 넘는다는 것은, 수업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방해가 되는 정도의 선이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숙제에서도 선을 살짝 넘으려는 친구들이 있다. 숙제에서 선을 넘는다는 얘기는, 내가 요구하는 숙제 방법이 있는데, 그 방법을 정석으로 따라와 주지 않고, 이제 어느 정도 좀 안다고, 나에게 혼이 안 날 정도로만 숙제를 해 온다든지, 숙제할 때 긴장감을 가지지 않고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며 긴장감 없이 편하게 숙제를 해 오는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물론, 그중에서도 알아서 잘해 오는 학생들도 분명히 있다. 그 친구들은 꾸준히만 해 간다면, 지금의 의대를 목표로 한다고 해도 가능성이 있는 친구도 있다. 하지만, 자기 실력에 겸손하지 못하고 우쭐거리는 친구들이 있어서 마음이 편하진 않은 것 같다.


물론, 보통 사람들은 '초등학교 5학년들에게 뭐 그렇게 팍팍하게 시키려고 하세요?'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사교육의 본질은, 그래도 아이들 실력을 상대적인 우위에 있도록, 실력을 만드는 것이 학원의 1차 목적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1순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땀에서는,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좀 더 의미 있는 공부를 시키기 위해서 문제 풀 때, 문제에 대한 답만 체크하는 것이 아니고, 그에 대한 답이 되는 이유까지 정리하고 적어오도록 훈련시키고 있다.

이렇게 이유까지 적어오는 연습이 되어 있으면, 아이들이 중학교 들어가서 실전시험에서 실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당연히, 이런 방법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중학교 시험 쳤을 때, 실수가 적고 학생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머릿속에 저장했을 때에는, 장기 기억으로 갈 확률이 더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꼼꼼하게 연습을 시키고 있는데, 잔머리를 쓰는 아이들이 조금 신경 쓰여서 한 마디 했다.



"자, 잠시 앉아봐.


이 반에서도 평소에 숙제해 오고, 샘이 얘기한 대로 잘 따라와 주는 학생들도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어서, 좀 안타까워요. 숙제할 때, 좀 귀찮고 지루한 거 압니다. 근데 어느 정도의 실력을 쌓으려면, 지루하고 귀찮은 과정을 지나가야 해요.


왜 손흥민 아부지 알죠? 손흥민 아부지가 손흥민 어릴 때, 훈련시킬 때, 슈팅 연습은 18살 되어서야, 처음 시키기 시작했고, 거의 7년 동안을 기본기 훈련 위주로 시켰답니다. 드리블, 리프팅 같은 기본기 훈련이요. 전에 어떤 영상 보니까, 아부지가 손흥민한테 리프팅을 2만 개씩 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리프팅은 공을 발 등으로 차서 바닥에 닿지 않게 계속 차 올리는 것인데, 2만 개라뇨? 보통 사람 같으면, 100개 하는 것도 잘했다면서, 자화자찬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 어렵고 지루한 리프팅을 2만 개라뇨? 정말 대단한 거예요. 손흥민이도 축구 시작했다면, 화려하게 보이는 슈팅 연습도 얼마나 하고 싶었을까요? 그런데 그 지루하고 귀찮은 과정을 어떻게든 해 냈다고 합니다. 그런 기본기가 있으니, 지금 세상에서 가장 핫한 프리미어 리그에서, 자신에게 어떠한 공이 오더라도 순두부 터치로 받아내면서, 많은 골들을 성공시키잖아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손흥민도 자기가 그렇게 훈련하면서, 지금의 월드 클라쓰가 되리라고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그런데, 그냥 자기가 해야 할 훈련을 코치가 하라는 대로 묵묵하게 기본기를 다지다 보니, 지금에처럼 월드클라쓰가 된 거 같아요. 그래서 여러분들도 이왕 공부하는 거, 샘이 얘기해 준 방식대로, 귀찮고 지루하지만 좀 해주었으면 합니다. 다 아는 것 같아서 기본기 다진다고 생각하고 좀 해주세요. 또 누가 압니까. 정말 이 중에서도 전국구 클라쓰가 되어서 나중에 멋진 일을 하고 있을지. 저의 보람은 여러분이 잘 성장해서 사회에서 좋은 일 하는 제자들을 보는 겁니다. 그것만큼 큰 보람 있는 일은 없을 거예요. 


여러분의 클라쓰를 높이려면 기본기를 더 다지세요!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공부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부하면서 성실한 태도와 참을성은 기를 수 있기 때문에, 공부를 꾸준히 한다면, 공부 실력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좋은 태도를 기르는 데에도 좋은 과정이 될 겁니다. 여러분 잘 되기를 바라면서 저도 열심히 리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마무리하고 수업을 마무리했다. 그렇다. 선생님이라는 타이틀만 없어도 다 한 번씩 안아주고 싶은 이쁜 아이들이다. 하지만, 나는 선생님으로서 기준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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