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티로스 Oct 10. 2023

불안하면 더 움직인다

운동으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소심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원래 소심한 셩격이었는지 기억나는 게 없으나, 20대 후반에 다시 4년제 들어갔을 때, 대개 불안해했고 주변의 반응들에 하나하나 예민하게 반응했었다. 


20대 초반에는 대학에 큰 뜻이 없어서 2년제를 선택했었고, 2년제에도 큰 미련이 없어서 군대를 일찍 갔다 오면서 알게 된 사실이, 내가 미쳐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내가 정작 하고 싶은 일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라는 것을, 군제대 후, 종교단체에서 교리교사를 하면서, 내가 아이들과 호흡하며 지내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일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즉시 수능을 다시 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2년제에서는 교대 편입이 불가). 그 당시에는 초등학교 선생님만 목표했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도전하게 된다. 도전은 아주 호기 있게 했으나, 고등학교 때 대학에 관심이 없이 공부를 반포기하며 살았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기본 바탕이 없는 상태에서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 본들, 한계가 존재했다. 재수, 삼수 등 2년 반동안 수능을 공부했었는데,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그때부터 나의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나는 원래 안 되는 놈인가 보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수능 점수는 아예 바닥 점수는 아니었지만, 교대는 언감생심이었다. 나이가 벌써 20대 후반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계속 수능을 공부할 순 없어서, 일반대에 영문학과를 지원했다. 내가 영어를 잘해서 지원했다기보다, 영어를 해 두면, 써먹을 때는 있을 것 같아서, 영문문과를 지원했다.  


그렇게 어부지리로 4년제에 입학하게 된 경우라서, 자존감은 바닥이고 주변에 눈치란 눈치는 다 봤던 것 같다. 영문학 하면 여학우들이 득세를 하고 신입생의 경우 어릴 때부터 영어학원, 어학원, 영어유치원까지 다니다 온 동기생들이 많았던 것 같다. 나는 그냥.... 나이 많은 아재... '영어'에 '영'자도 모르는 수준에 그냥 아제였던 것 같다. 그러니, 자신감을 찾을 수 없었다. 수업이나 학과실에서 나를 대하는 눈빛들이 이상하게 느껴지고 내가 여기에 잘못 온 사람인가 생각할 정도로 눈치 보는 것이 심했다. 심리가 불안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나 한 두 명 아는 사람이 생겨도, 정말 나와 친해보자도 가까워지려 하는 것인지, 그냥 장난쳐 보는 것인지, 모든 것이 의심의 대상이었다. 또는, 조금 알게 된 사람들과 문자 할 일이 있어서, 문자라도 하게 되어, 답장이 바로 안 오게 되면, 온갖 상상을 하게 된다. '뭐 내가 잘못했나?', '내가 마음에 안 드나?' 걱정 안 해도 될 걱정들을 미리미리 하는 스타일이 되어 버렸다. 


그 정도로 나는 심약한 사람이 되어 있었고, 많은 불안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은 많은 것이 변했다. 물론 나도 인간인지라 불안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젠 예전처럼 그렇게 불안해하거나 걱정을 미리 하진 않는다. 


그런 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가지 경험들을 통해서, 나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나를 잘 알게 되는 힘이 생기니깐, 다른 사람들까지 안아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좀 더 배려가 있고 다른 사람들을 사랑해 줄 수 있게 되니, 불안이 많이 줄어든 거 같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돈의 속성' 김승호 회장님의 강의 중에,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사업에 실패했다고 세상이 두려워, 사람들이 무서워, 어둠 속에서 세상을 비관하며 불안감에 술만 마시지 말고, 그럴 정신에 내일 아침부터 당장 운동부터 해서, 몸의 컨디션을 좋게 해라."라고 말씀하시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운동하면 몸의 컨디션도 좋아지면서, 마음의 상태가 좋아져서 삶의 태도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뭔가를 부탁하기 위해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몸의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말씀이셨다. 


이 이야기를 들은 이후론, 운동하는 것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운동을 해야 근력이 생기고 그 근력이라도 있어야, 세상의 어떤 난관에도 부딪혀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운동을 매일 하는 것은 아니지만(일주일에 3~4일은 30~40분 러닝), 정말 상황이 안 좋고 불안감이 증가하는 경우엔, 이제는 가능한 한 운동하러 나가려고 한다. 상황이 안 좋아서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을 때도, 밥 먹을 생각도 안 들 때도, 우선 나가서 뛰고 본다. 뛰고 나면 기분이 한결 좋아지는 것을 느끼고, 그날 하루를 살아볼 용기가 난다.  


나도 솔직히 요즘, 학원에 정체기이다. 아이들도 좀 빠져나갔고 신규 모집에도 애를 먹는다. 그럴 때 하루 이틀정도는 멘털 관리가 잘 안 되어서, 불안감에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는데, 하루 이틀 정도 이것저것 생각해 보면, 다시 운동으로 마음을 다 잡자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러면 다시 뛰어 볼 용기가 나는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나에게 자존감이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