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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오후 Jun 27. 2019

비오는 오늘

컴컴한 하늘 

얼마나 쏟아지려나

마음보다 장대비가 앞선다.


이 비에도 거리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겠지.
슬쩍 안도하다가 하교길 종종거릴 
둘째녀석에 미안해진다.


정신없었던 하루 제법 뿌듯할 법도 한데, 

바쁘면 뭐하나, 이렇게 또하루가 가는구나

어차피 인생은 랜덤인 걸 

내 몫이 아니다 싶다가도 

그 길에서 만난 인연들에 먹먹해지고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먹는 일이 무거워지고

날도 이런 데 대충 때울까

소주 한 잔 불러다 숨어버릴까


허무가 낮게 슬금슬금 다가오는

비오는 오늘,

숨 한번 더 크게 쉬어지는

오늘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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