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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오후 Jun 27. 2019

자화상

서점에 가니

까칠하게 살아도 된다는 데

내 까칠함은 

하나도 편하지 않다.

탓을 돌리기엔

내가 소비한 시간이 너무 많다.


몸의 근육이 줄고

마음의 근육도 줄어

이해하고 납득하기보다

뒤돌아버리는 게 편하고


살이 무르듯 마음도 물러져

무딘 날에도 쉽게 베이고

쉬 낫지도 않아

여기저기 꽁한 흉터만


좋으면 좋다 했는데

보고싶음 보고싶다 했는데

살랑살랑 예쁜말들

숨긴건지, 잊은건지


책을 펴면 말랑해질까

책을 덮으면 다시 꼿꼿해지고


얼굴은 점점 넓적해지고

눈은 이렇게 흐려지는데

어디를 이쁘게 봐줘야할까


나를 사랑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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