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함이 미안함.

아직 있어 미안한 슬픈 아이러니.

by 반하다

어르신들께선 말씀하신다.

"자식한테 미안하지 뭐."

"뭐가요?"

궁금해 던진 질문에 가슴이 툭 떨어지는 답이 돌아왔다.

"너무 오래살아서..."


존재함이 미안하시구나.

살아계셔서 자식들을 힘들게 할까봐 미안하시구나.


평탄하지 않았던 삶.

남편을 일찍 여위고 온갖 고생으로 관절이 뒤틀려버린 손은 이제 만져보니 보드라운데,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가끔은 일본어로 농담을 하는 고단했던 삶의 여정이 얼굴에 묻어나는데,

주름이 가득한 얼굴에도 "엄마."라고 기억을 더듬어 부르는 이름에는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병원에 누워계신 어르신들의 눈빛속에는 너무도 자주 미안함이 찾아온다.


언젠가는

여생의 존재함에도 스스로 편해지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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