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먹을 수 있는 축복을 멈춰야하나요...?
40대 중반.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젊은 나이에 당신은 당뇨라는 병을 만났습니다.
소갈증이란 이름처럼 입이 타들어가서 병원으로 갔던 당신에게 의사선생님께서는 '당뇨'라고 했데요.
그 이름표가 생긴뒤로 당신의 먹거리는 조심해야 하는 것이 되었고, 모든 날 걷기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암환자였던 날엔 항암제와 끝없던 약으로 먹지 못해도 수치는 날뛰었고 병원복도를 모두가 잠든 시간에도 링거를 밀며 걷고 또 걷게 했지요.
당신은 참으로 착한 학생이어서 '당뇨'라는 녀석과 오랜시간 함께 잘 지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 전, 아무것도 드시지 못하는 날들이 있었습니다.
일상속에 돌아와서도 아픈 생각은 '아빠 , 참 배고프셨겠다.'였습니다.
어느순간 못 먹는 날들이 오는 게 수순인데, 맛있게 먹을 수 있는축복을 놓는 게 맞는건지 매번 고민합니다.
수많은 합병증을 압니다.
무너지면 그 댓가가 혹독하단 것도 압니다.
그런데,
당신이 더 약해지는 날들이 빠르게 다가오니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당신은 모르는 새롭고 맛있는 것들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달달한 커피를 마시는 대신 두시간을 당신과 걷더라도 즐거움을 함께 하고 싶어집니다.
먹을 수 있다는 당신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을 누리게 하고픕니다.
매달 검사결과가 괜찮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따뜻한 봄이 오면 당신과 걷는 시간을 조금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먹을 수 있을 때, 움직일 수 있을 때, 그 축복을 귀하게 보내려면 기꺼이 그러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