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떤 목소리를 가지고 있을까?
귀여운 내 강아지.
가끔 너의 눈망울을 보면 너무 이뻐서 아프지.
다른 견주들도 다 그럴껄.
이토록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먼저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무심코 들면 아파.
엄마를 속이고 너를 데리러 가던 날이 몇년이 지나도 선명하단다.
겁이 났어.
새로운 가족을 데리러 간다는 것이 말이야.
온갖 속설이 떠올랐고, 또 불같이 화를 낼 엄마도 무서웠지.
근교로 놀러가는 길, 절에 들러서 모든 전각에 들러 나는 기도를 했단다.
'부처님, 오늘 강아지를 만나러가는데 제발 좋은 인연을 보내주세요.'라고.
이 말을 하면 다들 웃어.
그런 생각을 했냐고.
그때 나는 너무 비장했었어.
강아지 종류도 모르던 내가, 아무것도 공부하지 않고 무슨 용기로, 이기심으로 새 생명을 만나러 갔는지...
견주가 되어보니 정말 무책임하고 이기적이었지.
많은 강아지 중 유난히 착한 아가였던 너는 꼼지락거리며 한참을 배를 뒤집었어.
애교를 피우며 니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적극적인 핥음으로 구애를 했지.
화난 엄마는 흰강아지를 봤지만 무척이나 애교가 많은 순한 네가 조카 맘에 쏙 들어서 우린 가족이 되었지.
내 기도가 통한 걸까?
수많은 기도 중 이번 기도는 정말 들어주신 것 같아.
너는 입질 한 번 없고, 짖음 한 번 없는 착한 아가더라.
사람 좋아하고, 강아지 좋아하고 봄햇살을 품은 밝은 아가더라.
엄마는 매일 수많은 시간을 너에게 이야기해.
"다음 생애는 꼭 사람으로 태어나라."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사람 인생이 낫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2개월이 지나 엄마와 떨어지지 않아도 되니까.
그래서 너는 내가 엄마인 줄 알지.
나는 엄마를 아는데 우리 아가는 엄마가 누군지 모르니까 다음 생에는 엄마 말처럼 사람으로 태어나서 가족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투명하고 맑은 네 영혼이 매일 사랑을 줘.
사랑으로 밖에 표현되지 않는 눈빛으로 말을 해.
강아지.
너가 말을 하면 좋겠어.
너는 어떤 목소리를 가지고 있을까?
너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사랑하는 내 강아지.